매일신문

사설-원화가치상승 대책 세워야

우리나라의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정상상태의 경제라면 물가안정이나 국부(國富)의 증가등을기대할 수 있으므로 반가워 할 일이나 수출로 경제위기를 해결 해 나가야 하는 우리 입장으로서는 무거운 짐이 아닐수 없다. 수출업계의 공통된 입장이 1천3백원대인데 비해 최근 환율은 1천1백원대로 떨어졌으니 아우성이 나오지 않을수 없을 것 같다.

이번 환율 하락의 주요인은 신용평가회사인 미국의 무디스사가 한국의 신용평가를 머지않아 상향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부터 시작되었다. 이렇게 되자 국내외 투자가들에 의한 우리 원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달러화는 클린턴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의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한 것도 한 요인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를 뒷받침하던 수출이 타격을 입게 된다. 우리 수출품은 주로 가격경쟁력이 있을 뿐 기술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환율하락으로 수출가격이 오르는 효과가 나면 수출은 자연 둔화 될 수 밖에 없다. 올해 11월까지 우리수출의 구조를 봐도 그렇다. 작년동기에 비해 수출단가는 18.5%나 내렸지만 무역흑자도 내고 수출물량도 20.6%나 증가했다. 이런 일이일어날수 있었던 것은 환율상승 덕분이었다.

환율상승 덕으로 수출이 늘고 무역흑자도 내던 우리로서는 아직 경제위기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환율이 내리면 결국은 외화가 빠져나가고 또다시 외환위기가 올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외환보유고가 5백억달러라고 큰소리 치지만 65%가 외국인 투자와 외국으로부터의 차입에 의한 것이라는 데서 우리 수출이 준다든지 하는 위기조짐을 보이면 언제 다시 빠져나갈지 모르는 자금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수출이 아직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무역에서는 계속 흑자를 보여야만 경제위기를넘길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로서 취할수 있는 원화가치 상승이라는 정책적 선택은한계가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공개적으로 외환시장에는 개입할수 없으며 또 이는 장기적으로 볼때는 바람직한 일도 아니다. 따라서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과도한 원화의 가치상승을 막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는 선택의 여지가 좁은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수출만이 우리의 살길이므로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또하나 기대할수 있는 것은 일본 엔화의 절상이다. 이는 미국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줄수 있는 문제이므로 일본의 국제시장에서의 역할증대론 등으로 국제여론을 능동적으로 환기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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