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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서 생활 신식민지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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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오랜 동경의 대상이었던 우주를 향해 발걸음을 내디디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중반부터다.광대무변한 우주에 비춰보면 미미하기 짝이 없지만 포화상태의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에게 우주개발은 이제 미래의 생존양식을 좌우할 절체절명의 과제로 떠올랐다.

21세기는 인간의 우주생활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타진해보는 첫 시기다. 가장 중요한 무대는 우주정거장이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국제 우주정거장 건설. 2백22조원이라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 유럽, 캐나다, 일본 등 전세계 16개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인류 최대의 프로젝트가 됐다.

2004년 완성을 목표로 하는 이 국제 우주정거장은 러시아의 살류트나 미르, 미국의 스카이랩 등기존 우주정거장과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완성된 국제 우주정거장의 크기는 가로 1백8.4m, 세로 74.1m에 전체 무게가 4백20t, 실내공간은 점보제트기에 맞먹는다. 지난 86년 발사돼지금까지 1백명이상이 방문, 수천회의 실험을 치른 미르보다 거의 10배나 큰 것이다.국제 우주정거장에서는 무중력과 진공상태라는 우주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지상에서 상상하기 힘든 수많은 일이 벌어지게 된다.

우선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각종 연구와 실험이다. 반도체를 우주에서 만들면 지상에서보다 몇십몇백배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신물질이나 암, 에이즈같은 불치병의 치료약도 개발가능하다. 인체의 노화를 치료하고 방지하는 방법도 나올 것이다.우주개척에 필요한 다양한 기반조성도 국제 우주정거장의 중요한 임무다. 인간이 우주여행을 하는데 쓰일 다양한 기초자료가 만들어진다. 중력을 이기기 위해 지상에서는 엄청난 추진력이 필요한 우주선도 무중력의 우주공간에서는 수십배 적은 비용으로 조립, 발사가 가능하다.국제 우주정거장이 예상대로 성과를 거둘 경우 다양한 형태의 우주정거장이 건설되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정거장이 아닌 거주지로서의 우주정거장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검토대상이다.

중력을 이기기 위해 근력을 쓰지 않아도 되고 공기를 비롯한 모든 환경이 엄격하게 통제된다는점에서 우주정거장은 양로원으로 더없이 좋은 곳이다. 21세기 중반쯤에는 우주양로원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우주정거장이 잠시 머무는 곳이라면 우주식민지는 영구히 거주한다는 개념이다. 가깝게는 달과태양계의 다른 행성들부터 멀리는 은하계 각지의 수많은 별들, 나아가 은하계 밖의 또다른 외계도 인류에게는 열려진 땅이다.

21세기에는 우선 태양계의 행성들이 우주식민지로 주목받을 것이다. 얼마전 달에서 물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물의 존재는 곧 우주식민지 개척의 가능성을 뜻하기 때문이다.

물은 호흡과 요리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수소로 분해해 우주선의 연료로 쓸수도 있다. 지구에서 물을 싣고간다는 가정은 비용과 노력 면에서 너무 소모적이므로 물이 있는 곳은 개척의 가능성을 수십배 높여준다.

지구에 가까운 화성과 목성 등에 대한 탐사도 우주개척 차원에서 꾸준히 진행될 것이다. 탐사선들이 보내오는 각종 행성관측자료는 식민지 개척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가능성이발견될 경우 인류는 주저없이 개척단을 보낼 것이고 영화에서나 볼수 있던 우주식민지가 수세기뒤에는 사실로 나타날 것이다.

우주정거장 건설이나 우주식민지 개척 외에 또다른 가능성으로 장거리 우주여행자의 출현도 예상할 수 있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이나 블랙홀, 웜홀을 이용한 공간이동 등의 현실성이 입증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몇세대에 걸쳐 우주를 비행하는 방법 외에 먼 우주로의 여행이 사실상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원자가 얼마나 나올지, 어떻게 선발할지는 장래의 문제다.어찌됐든 본격적인 우주개발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될 21세기에도 인류에게 우주는 여전히 그 신비로움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을 것임에 분명하다. 다가올 우주시대가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지,불행을 몰고올지도 아직은 그저 막연할 뿐이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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