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책-한국의 어머니, 이태영

반일·반독재·인권수호를 위한 투쟁으로 평생을 일관하다 지난해 연말 타계한 이태영 변호사의일대기를 그린 '한국의 어머니, 이태영'(자유지성사 펴냄)이 출간됐다.

이 책은 평소 이 변호사와 허물없이 지냈던 전사(戰事)학자 허도산씨의 저서. 이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함께 굴절된 한국 현대사의 과거를 함께 담고 있다.

한국 최초의 여성변호사, 최초의 여성 법학박사, 최초의 여성 법과대학장으로 개인의 행복보다 억울한 사람, 빼앗긴 사람을 위해 한평생을 살아온 이태영 변호사. 그는 일제시대인 1914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가난하게 살았다.

홀어머니 밑에서 고학을 하며 남편 정일형씨의 옥바라지를 하느라 이불장사까지 한 전형적 한국의 어머니였다. 해방후 가정주부로서 서울대 법대에 들어간 그는 한국 가정법 제정, 여성백인회관건립, 가정법률상담소 설립 등 왕성한 사회적 활동을 펴왔다.

또 군사정권하에서는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해 권력에 맞서다 가택연금과 공민권 박탈 등 많은 박해를 받았다. 여성지도자로서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많은 활동을 한 그는 세계적 인권상인 '막사이사이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삶의 이력을 통해 일제식민지 치하에서부터 80년대까지 피비린내 나는 한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이 책은 일제시대, 해방전야, 6·25, 군사쿠데타, 3·1명동사건 등 현대사의굵직한 사건들과 테레사 수녀, 맥아더 장군, 조병옥 박사, 김옥라 회장, 조영래 변호사 등 그와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과의 사연들도 담고 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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