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29호실 사건과 법안 날치기 처리 등으로 계속돼 온 대치정국이 국회 긴급현안 질의에 대한지난 13일 여야간 합의를 계기로 일단 숨통을 트게됐다.
여권이 한나라당의 긴급 현안질의 요구와 관련,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대여투쟁 중단과 검찰수사 협조 등을 거둬 들이면서 급진전된 것이다. 게다가 한나라당도 대화정국 복원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날 합의가 정국정상화로 이어지기 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529호실 사건과 관련, 이종찬(李鍾贊)안기부장 해임 등을 여전히 대여관계 복원의 조건으로 내세우며 장외투쟁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 여권 역시 경제청문회에 대해 야당이 불참하더라도 내주중에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국정상화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일차적인 단서는 14일 긴급 현안질의를 위한 국회 본회의에서 대치정국과 관련된 김종필(金鍾泌)총리의 유감표명 수위를 놓고 한나라당이취할 반응이다. 물론 여권이 추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양보조치가 어떤 식으로 윤곽을 드러낼 지도 화해무드 조성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국민회의 장영달(張永達),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자민련 이양희(李良熙)수석부총무는 13일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본회의에서 긴급현안 질의를 벌이는 한편 안기부 등 행정부 파견단의 국회내사무실 사용문제 전반에 대해 운영위를 통해 일괄 점검키로 전격 합의했다.
이같은 합의의 이면에는 여야 모두 대치정국 장기화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있다. 특히 여권으로선 현 대치정국이 정치사찰 의혹에다 법안 날치기 처리 등에 대한 비난여론이 쏠리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권이 정국해소를 위해 추가양보 카드를 검토중인 것도 이같은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우선 529호실 강제 진입과 관련, 문제의 방을 폐쇄하는 한편 출국금지된 야당의원들에 대해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여야 총재회담도 현재로선 어렵지만 정국상황의 진전에 따라 추진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문제는 야당측이 요구하는 김대통령의 사과와 안기부장의 파면 등이다. 이를 수용할 경우 정치사찰을 사실상 시인하는 결과가 된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나 이종찬부장의 유감표명 정도에서 절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경제청문회에 대해선 여권입장이 강경하다. 야당이 불참하더라도 내주중 관련기관보고를 시작으로 청문회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인 반면 한나라당은 단독처리된 국정조사계획서를 백지화하고 특위위원도 여야 동수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 일각에서 YS 증인채택 문제를 일단 수용한 뒤 구체적인 방식을 놓고 협상을 벌이자는 주장도 제기되는 등 양측간에절충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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