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4일 97년 대선직전 탈당을 요구하며 등을 돌렸던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상도동으로 찾아가 만났다.
지난해 9월 총재로 선출된 뒤 전직대통령 예방차원의 의례적 만남이후 두번째다. 이번에도 형식은 야당총재의 새해 인사를 위한 전직대통령 예방 형식이었지만 방문시점과 내용에서는 지난해 9월과는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이총재로서는 지난 대선의 중립성 훼손시비 등 구원(舊怨)을 뒤로하고 감정의 앙금이 가시지 않은 김전대통령의 지원을 구할 정도로 다급한 시점이었다. 누구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맞수'인 YS의 힘과 영향력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또 마치 자신이 김전대통령을 청문회에 세우려하는것처럼 비친 오해도 불식시킬 필요도 있었다.
김전대통령으로서도 경제청문회 증인출석의 압박을 받고있는 시점에서 자신의 증언반대 입장을견지하며 정치선전장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반대하는 한나라당과 이총재의 협력이 필요했을법하다.
물론 단 한차례의 이총재 방문으로 김전대통령과의 사이에 쌓인 감정의 앙금은 해소되지는 않을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대통령의 단독 질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여권에서 제기한 구여권의 비리설 등 앞으로도 사안마다 작전상 제휴를 시도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이총재는 13일 오전 연희동으로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을 방문했다.한나라당의 아성인 영남, 특히 대구.경북에 아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전전대통령의 협조를 얻어냄으로써 당 안팎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전전대통령은 제도권 정치에서 손을 뗐다는 점을 들어 협조요청을 완곡히 거절했고 오히려 정권교체의 순(順)효과를 이야기하기도 해 이총재를 섭섭하게 했다. 전전대통령은 또 투쟁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이총재에게 극한투쟁보다는 대화정치를 조언하는 등 다급한 이총재와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다소 답답한 이야기만 들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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