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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 엘리아 카잔 감독 40년 냉대털고 오스카 명예상

'에덴의 동쪽'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 영화계의 고전으로 통하는 수많은 명작들을 남기고도미국 영화계로부터 지난 40여년간 냉대받아온 엘리아 카잔(89.사진) 감독이 뒤늦게 오스카 명예상을 받는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지난 7일 열린 이사회에서 원로 배우 칼 말덴(84)의 간곡한 호소를 받아들여 지난 50년대 좌익인사 검거 당시 동료들을 밀고했다는 이유로 시상대상에서 배제돼 온 카잔에게 평생의 공로를 치하하는 명예상을 시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구로사와 아키라, 스탠리 도넌 등 평생을 영화에 바친 거장들에게 주어진 이 상은 3월21일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카잔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현재 뉴욕에 살고 있는 카잔은 아카데미 이사회가 압도적 찬성으로 자신에 대한 시상결정을 내린데 대해 기쁨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14일 성명을 통해 아카데미 이사회와 영화계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테네시 윌리엄스와 아서 밀러의 선구적인 작품들을 연극.영화로 만들고 제임스딘, 말론 브랜도 등명배우들을 발굴해 낸 카잔은 '신사협정' '워터 프런트'로 두차례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카잔은 1952년 좌익인사 검거선풍이 할리우드를 휩쓸 당시 하원 '비국민적 활동 고발위원회' 청문회에서 극작가 클리포드 오데츠와 한때 공산당 동지였던 여배우 폴라 스트라스버그 등 '그룹 시어터'에서 함께 활동하던 8명의 친구들에 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평생 지울 수 없는밀고자의 낙인이 찍혔다.

당시 그의 행동은 엄청난 비난을 불러일으켰으며 그 후에도 여파가 계속돼 미국의 주요 영화 비평가 협회와 영화제, 영화연구소 등은 카잔에 대한 시상 논의 자체를 금기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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