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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영남권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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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련 박태준 총재가 7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차기 총리직을 공식 수락함에 따라 지난 1997년 11월 이후 2년2개월여간의 자민련 총재직을 사실상 마감하게 됐다. 박 총재의 자민련 총재 재임기간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특유의 추진력과 판단력으로 공동정권의 주역이 되기는 했지만 IMF 환란과 '고용사장'의 한계는 늘 자신을 짓눌렀다. 특히 내각제 파동과 합당파문을 거치면서는 충청권 주류 측의 공세에 줄곧 시달렸다.

물론 박 총재의 환란극복 노력은 당내에서도 이견이 없다. 경제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오너가 따로 있는 당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많았다. 게다가 김대중 정권 초기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영남권에서의 자민련 지지도는 자신을 더욱 곤혹스럽게 했다. 고용사장 박 총재가 이중고를 겪는 원인도 여기에 있었다.

이 문제는 차기 총리로 가는 지금까지도 굴레로 작용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영남권을 거의 무방비 상태로 방치한 채 총리로 가야하는 고민 때문이다. 지난 5일 당무회의 고별사에서도 박 총재는 "정치개혁을 하지 못한 것을 가장 후회스럽게 생각한다"는 말로 이같은 심경을 대신했다.

실제로 박 총재의 총리행으로 영남권 원내외 위원장들은 거의 넋을 놓고 있다. "우리는 어쩌란 말이냐"는 푸념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박 총재의 지역구인 포항북 지구당의 경우에는 읍.면.동 협의회장들이 지난 5일 집단 상경해 이같은 뜻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실제로 경북지역 원내외 위원장들은 박 총재의 총리행으로 올 총선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총선 승리는 물건너 갔다"고 푸념이다. 게다가 일부 경북의 위원장들이 벌써 김용환 의원, 허화평 전 의원의 벤처신당으로 말을 바꿔 타면서 이같은 우려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박 총재도 이같은 분위기를 충분히 감지하고 있는 것 같다. 박 총재가 "총리로 가더라도 지역을 위해 더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언하는 것도 이같은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박 총재의 총리행으로 자민련의 제2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에서의 세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당 내외 공통된 견해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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