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원회에 근무한다는 8명의 필자들이 나눠 쓴 이 책에는 17세기를 '소빙기'(小氷期)로 지목하고, 19세기를 '민란의 시대'로 규정하는 시각을 채용하고 있다. 소빙기는 지구가 기상이변을 일으켜, 대기근이 속출하고 서리.우박.눈.한파.홍수 등 자연재해가 잇따름으로써, 필연적으로 인간의 삶이 어려움에 봉착했음에 주목하는 말이다. 또 19세기는 1811년의 홍경래란, 1862년의 임술민란, 1894년의 동학 농민전쟁 등 조선조 3대 민중운동이 세기를 흔들었다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민중들의 삶 쪽에 서서 역사를 보게 되면, 우리가 흔히 '용의 눈물'이나 '왕과 비' 등에서 봐 왔던 것, 혹은 '태조 왕건'에서도 만나게 될지 모를 그런 TV 연속극 속의 역사와는 모양이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때 우리의 초중고 역사 교육 내용을 거의 차지키도 했던 그 지배층 끼리의 힘 작용이 결코 선조들의 전체 역사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들만의 암투.음모 같은 것이 어찌 민중의 생존에 대비될 수 있는 것일까.
'민란의 시대'(가람기획 펴냄) 역시 새로운 시각이나 해석을 보여주는 저술은 아니다. 또 하나의 교양 도서인 셈. 하지만 여기선 조선시대 여러 민란의 갖가지 모습을 한꺼번에, 쉬운 설명과 함께 만날 수 있다.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에서 한계 상황을 만났던 민중들의 절망, 그 다음으로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감정 중 하나로 꼽히는 '억울한 느낌'을 불러 일으켰던 갖가지 사회적 모순, 그것을 뚫고 나가려 했던 민초들의 몸부림... 등이 그 내용이다.
19세기의 주요 민란들 외에도, 15세기의 이시애란, 임란 중의 반란들, 임꺽정과 장길산, 비밀조직 살주계, 미륵신앙.정감록을 내세운 변란, 활빈당... 등등을 12장으로 나눠 기술했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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