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들면서 한국문학 작품을 독일어로 번역하는 기회가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전문 번역가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한국문학의 이해를 높이려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하는 등 과제가 많습니다"
독일에서 활동중인 향토출신 번역가 서정희씨. 독일 아헨시에 거주하며 한국 문학 전문번역가로 독일에 한국문학을 소개하고 있는 그는 김준성씨 등 중진작가들의 소설모음집 '먼 그대의 손' 번역을 앞두고 작품 협의차 일시 귀국했다.
"한국문학작품이 독일어로 번역된 지 지난해로 꼭 100년이 됐어요. 하지만 그동안 번역된 작품 수가 50편에 불과합니다. 한국문학이 독일인들에게 낯설기도 하지만, 전문 번역가가 귀해 독일어권에 한국문학을 소개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경북대 국문학과를 나와 지난 58년 독일로 유학, 본 대학에서 독문학을,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68년 귀국후 이화여대, 경기대 교수로 재직하다 97년부터 독일에 정착,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정열적으로 번역작업을 펴고 있다. 91년 '마르티의 여름휴가'를 비롯 '그림자의 덫'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등 독일 작품들을 우리말로 번역 출간, 명성을 얻기 시작한 그는 94년 구상씨의 시집 '드레퓌스의 벤취에서'와 김남조씨의 시집 '가난한 이름에게' 등을 독일어로 번역해 현지에 처음 소개했다.
최근 몇년동안 이청준씨의 장편 '축제'와 중·단편선집 '매잡이', 이승우씨의 '생의 이면' 등을 독일 유수의 팬드라곤, 홀레만출판사 등에서 출간한 그는 현재 김원일씨의 '노을'과 이문열씨의 '시인'에 대한 번역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독일에서 출판된 이문열씨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재미있고 독서 여운이 긴 휴먼 스토리를 선호하는 독일 독자들의 기호에 맞춰 우리 번역작품을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徐琮澈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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