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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열매, 초콜릿(소피-마이클 D.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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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4년 비교적 나약한 인물로 평가받던 교황 클레멘스 14세가 사망한 뒤 시체가 급속히 부패하면서 손톱이 모두 빠져버리자 그의 독살설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그는 죽기 1년전 예수회를 탄압하여 해체시켰고 그의 죽음의 배후에는 예수회가 있었던 것으로 지목됐다. 그는 죽기 얼마전 맛이 이상하다고 여기면서도 초콜릿을 한 컵 쭉 들이켰는데 거기에는 달콤쌉싸름함에 맛이 가려진 독약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신들의 열매, 초콜릿' (서성철 옮김, 지호 펴냄, 352쪽,1만4천원)은 제목 그대로 초콜릿에 관한 이야기이다. 약 3천년전 중앙아메리카에서 자라던 카카오나무의 씨앗, 즉 카카오 콩을 원료로 초콜릿이 태어났으며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초콜릿의 역사', 더 정확히 말하면 '초콜릿을 통해 본 유럽과 중앙 아메리카의 역사'를 담고 있다. 초콜릿은 유럽으로 이주(?)한 이후 귀족, 성직자, 부르조아 등 다양한 계층으로 전파되면서 사회·종교·의학·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성직자들이 즐겨 마신 것으로 돼 있는데 클레멘스 14세의 독살설에 초콜릿이 연관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초콜릿은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의학적 연구의 중심 소재로 떠올랐다. 당시 의학을 지배하던 체액론에 따라 '차가운' 또는 '뜨거운' 음료로 규정되었으며, '열병에 좋다' '위장의 통증을 완화시킨다' '몸의 원기를 북돋운다' '성욕을 증가시킨다'는 등 여러가지 효용이 제기됐다. 성욕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스페인을 중심으로 초콜릿이 뿌리박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프랑스 혁명, 계몽주의 시대 등 시대적 변천을 겪으면서 당시 사회상에 따라 변화하는 초콜릿의 위상과 역할이 생생히 그려져 있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 체제를 맞으면서 초콜릿은 오늘날의 형태인 고형 초콜릿으로 만들어졌으며 연인들간의 선물 등 사회적 의미를 띠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저자인 소피와 마이클 D·코는 부부이다. 인류학자인 아내 소피는 이 책 집필 도중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으며 남편이자 사학자인 마이클이 병상의 아내가 구술한 내용을 정리하고 아내 사후 부족한 부분을 연구, 책을 펴냈다. 부부의 사랑이 '사랑의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완성시킨 것이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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