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섭생의 원리-다슬기탕

대구 서구청 옆에 유명한 '고디탕 골목'이 있다. 시원하고 담백한 맛의 고디탕은 콩나물국·선지국과 함께 대표적인 해장국으로 알려져 있다.

'고디'는 지역에 따라 고둥·민물고둥·고디·소라·사고둥 등으로 다르게 불리고 있으나, 표준말 이름은 '다슬기'. 강·호수·강하구 등 흐르는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서식하지만, 약용이나 식용으로는 깨끗한 물에 사는 것만 사용한다.

다슬기를 민간요법에서는 간염이나 간경화를 고치는 약으로 사용했다. 술을 담근다든지, 겻불에 태워 기름을 짜 먹는다든지, 껍질을 곱게 빻아 환으로 만들어 먹는다든지 해서 먹는 방법도 가지가지. 그 중 가장 무난한 것이 탕으로 먹는 것이었다.

다슬기탕을 만드는 방법도 지방에 따라 약간씩 다르다. 경상도에서는 무·양파·다시마·대파·마늘·된장 등을 넣고 5~6시간 끓인 물과 , 다슬기 껍질을 3시간 정도 끓인 물을 반반씩 섞은 다음 청발배추를 넣고 1시간 정도 끓여 국물을 만든다. 여기에다 다슬기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한다.

동의보감을 비롯한 한방에서는 다슬기가 "열독(熱毒)을 풀고 갈증을 그치게 하며, 간의 열과 눈이 붉고 부어 아픈 것을 다스리고,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하며 복부에 모인 열을 없애고, 술을 깨게 한다"고 했다. 또 그 "살과 물은 신장을 돕고, 껍질은 간과 담의 약이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식품영양학에서도 일치하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 키틴오리고당 성분이 다량 함유된 고단백 식품으로 소화기 질병을 예방하고, 숙취 해소, 신경통 치유, 시력과 간 기능을 돕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빈혈 치료에도 좋다고 한다.

다슬기탕은 태음인에게 적합한 음식, 그러나 음주와 스트레스로 피로가 쌓인 사람들에게는 체질과 무관하게 별미 음식으로 권할만 하다. 농약이나 중금속 등에 오염된 물에 서식하는 다슬기는 몸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계해정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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