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러 푸틴 대통령 초청 배경

최근 각국과 관계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북한이 초청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방북한다.

푸틴 대통령은 20일까지 북한에 머무르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방북한 후 2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沖繩)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서방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방북함에 따라 직접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 원수를 모두 만나게 되는 셈이다. 김 국방위원장은 5월 29일부터 3일간 비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양국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했다. 김 총비서는 중국 방문에 이어 지난달 13~15일 남한의 김대중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 '평화공존'과 남북 협력.교류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평가되는 5개항의 남북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북한은 이번 푸틴 방북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이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백남순 외무상이 지난달 말 하페즈 알 아시드 전 시리아 대통령 조문길에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을 만나 푸틴 방북일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일단은 중국과 같이 과거 소련 수준의 친선협력관계를 복원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특별하게 논평하지는 않았지만 조선중앙방송은 지난달 14일 러시아언론을 인용,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와 조선은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로서 오랜 친선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 보도, 북한의 대러시아 관계개선에 대한 관심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과거 소련은 북한에 많은 경제적 도움을 주는 등 각종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지난 90년을 전후해 러시아가 한국에 접근하면서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다. 이후 소련이 붕괴되고 그 자리를 이은 러시아와도 소원한 관계였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2월 향후 양국관계를 전반적으로 규정한 '조-러 친선.선린 및 협조에 관한 조약'을 북한과 체결, 양국 관계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

북한에는 소련의 지원으로 건설된 동평양화력발전소, 승리화학공장, 김책제철소등의 경제시설이 있으며 이들 단위에 대한 러시아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북한은 최근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부국강병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방북하는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논의할 주요 사안에 소련 지원으로 건설된 경제시설에 대한 지원문제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사업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도 북한과 관계가 급속히 악화된 지난 90년 이후 한반도 문제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러시아는 끊임없이 한반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간 회담, 즉 4자회담 참가국에 러시아와 일본이 참여하는 6자회담을 주장,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확대를 모색해 왔다.

이번 푸틴의 방북은 이같은 양자의 의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 하겠다.

이와 함께 북한의 러시아 접근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에 대응하는 '동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북한은 미국이 NMD체제 수립근거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서 찾고 있는데 대해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우리의 미사일 위협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바로 스타워즈 계획의 재판인 국가미사일방위구상의 실현을 위해 우리의 미사일 위협설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러시아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설은 과장된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으며 지난달 초 클린턴 미국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의 NMD 체제 수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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