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측 방문단 출발 이모저모

O...남측 이산가족 평양 방문단의 일원인 조윤진(72)씨는 북쪽의 처자식들과의상봉을 눈앞에 두고 차분한 마음으로 김포공항 트랜짓 라운지에서 마련한 다과를 즐겼다.

그는 "50년간 서로 헤어져 있었기 때문에 가족들을 한 순간에 알아보지는 못하겠지만 그들을 만나는 기쁨은 이루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현재 심정은 담담할 수 밖에없다고 덧붙였다.

0...형제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으로 밤잠을 설쳤다는 김선희(78)씨는 이산가족을평양으로 태우고 갈 고려항공이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을 텔레비젼 중계로 보면서 "이제는 평양을 간다는 것이 실감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북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 옷과 양말 등의 선물을 준비했다고 전하며 탑승시간이 빨리 오기를 고대.

0...한편 항공 의료진들은 평양 방문단 중에 몸이 불편한 고령자들이 많은 것을감안, 출국전 안전사고 대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O...이산가족 100명과 수행원, 취재기자단 등 151명의 방북단을 태운 버스가 15일 오전 9시30분 숙소인 서울 워커힐 호텔을 출발.

방북단을 태운 버스가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 주변에는 지나는 시민들이 손을 흔들며 방북단을 환송. 버스는 이날 올림픽대로 이동해 10시 30분쯤 김포공항에 도착.0...방북단 100명중 마지막 선정자인 김준섭(金俊燮.66.서울 강동구 성내동)는"어젯밤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며 북에 있는 창협(62), 경숙(55.여) 등 동생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고 싶어하는 심정을 토로.

김씨는 "공항에 오니까 드디어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찾는다는게 실감난다"고말했다.

0... 방북신청을 냈다 탈락한 김찬호(金瓚鎬.74)씨는 비록 자신을 북에 가지 못하더라도 혹시나 이북에 가는 사람에게 사진이라도 전해주면 누군가의 손을 통해 가족이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공항에 나왔다.

김씨는 사진 뒤에 가족사항과 사연 등을 적어 누군가에게 사진을 전할 예정이라고.

0...북에 있는 오빠와 사촌동생 금녀(65)씨를 만난다는 김금자(金金子.69.강동구 둔촌동)씨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족들에게 줄 시계 등의 선물을 준비했는데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마음을 진정하려 애썼다.

0...평양을 방문하는 남측 방문단은 김포공항 2청사 4층에 마련된 트랜짓 룸(대기실)에서 탑승시각을 초조하게 기다렸다.

평남 선천 출신으로 누나와 남동생을 만나기 위해 방북하는 박영일(77)씨는 "기분이 착잡하다. 가장 가까운 형제 사이가 50년 이산 동안 옆집 사람보다 먼 사이가됐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북에 있는 가족들의 건강문제가 걱정된다"며 "남쪽에 살면서 악센트가 강한 평남 사투리를 다 잊어버린 것 같은데, 그래도 만나면 금방이라도 사투리가튀어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월에 만나는 사람과 내년에 만나는 사람은 고향 방문과 산소 방문도가능하다고 하니 좀 아쉽기도 하다"며 "우리도 다음의 더 좋은 만남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대기실에 마련된 3대의 텔레비전에서 북측의 방문단을 태운 고려항공 민항기가 착륙하는 모습이 나타나자 방안에 있던 한두명의 이산가족들은 텔레비전 앞으로 다가가 감격에 겨운 듯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평남 덕천이 고향인 김원찬(77.경기 남양주시 평내동)씨는 "다들 혈색이 좋다.뽑은 사람인 것 같다"며 "모두들 같은 넥타이를 메고 온 것으로 보아 방남교육을 철저히 받은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0...출발시각이 가까워지자 평양행을 기다리던 노인들 가운데 화장실을 드나느는 노인들이 다소 증가했다. 5-6명의 노인들은 혈압이 걱정되는 듯 의료진을 찾아가혈압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수진 방북의료팀장(심장내과 전공)은 "2주 동안 식사와 수면이 비정상적이어서 심리적 사이클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당뇨와 고혈압 환자분이 20여명이며 워커힐 호텔에서 갑자기 진수성찬을 들게 돼 몸의 균형을 잃은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0...낮 12시께 김금자(69.서울 강동구 둔촌동)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비행기에 먼저 탑승했다. 이어 12시 12분부터 22분까지 10분 동안 나머지 150명이 모두 탑승했다.

그러나 별도로 방문단의 좌석을 배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앉게 하려는 우리의 방침에 대해 북측이 반발, 좌석배정을 요구하는 바람에 탑승이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0...생존해 있는 줄 알았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비보를 방북직전 통보받은 장이윤(72)씨는 "살아계신다고 할 때가 언젠데 이제는 돌아가셨다고 하니 어느 말을믿어야 하느냐"며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북에서 만날 종관(65) 준식(69) 두 조카에게 어머님의 살아 생전 모습과 어떻게 돌아가셨는지를 묻겠다"고 끝내 울움을 터뜨렸다.

0...큰오빠를 만날 예정인 김금자(70)씨는 현재 휠체어 없이는 한발짝도 움직일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것을 비롯해 이산가족 남측 방문단 가운데는 건강이 안좋은 사람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전에는 다리가 조금씩 저린 정도였는데 방북사실을 통보받은 후 통증이허리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방북단 의료팀 이수진(38)씨는 "100명 가운데 20명 이상이 설사, 두통과 고혈압등 신경성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며 "고령인 방북자들이 일시적인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