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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장군님 배려에 거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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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의 만남이 주는 감동은 잠깐이었다. 그리운 혈육을 부둥켜 안고 흘린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눈을 뜨면 50년 동안의 분단은 현실이었다. 북측 방문단이 불쑥불쑥 내뱉는 '수령님과 김정일 장군님'은 분단의 벽이 서로의 의식을 갈라놓고 있다는 사실을 되살려 냈다.

이산가족들이 '김정일 장군'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게 된 것은 단체상봉이 이뤄진 코엑스에서부터다.

문양옥(67)씨는 50년 동안 헤어졌던 가족들을 만난 직후 "김정일 동지께서 50년 동안 오지못했던 이 길을 1시간만에 올 수 있게 해주셨다"면서 "김정일 동지의 사랑에 목이 메였고 이 사랑을 갚기 위해 반드시 우리는 통일을 해야 합니다"고 말해 주위를 '썰렁하게' 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사상을 갖고 있을 것으로 여겨지던 북한 최고의 국어학자 유열(82)씨와 김일성 종합대학의 수학과 교수인 조주경(68)씨의 입에서도 '김일성 장군의 배려'라는 말이 나왔고 이승기 박사의 부인 황의분(84)씨도 "큰 나라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됐다. 큰 나라의 힘을 몰아내고 빨리 통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들을 만나러 평양에 간 이선행(81)씨는 개별상봉 도중 북한 중앙텔레비전 기자가 취재를 위해 방에 들어오자 아들에게 "아버지없이 자식을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준 것은 주석님이다. 주석님 만세를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금 지도자지만 너희들을 키운 것은 주석님이다. 나는 나대로 남에서 조국에 충성하고 너는 북에서 조국에 충성해라"며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 북의 딸 이도순(55)씨가 아버지 이몽섭(75)씨에게 "장군님의 크나 큰 사랑으로 살아온 우리는 아버지가 남(쪽)에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아버님이 장군님의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아버지가 잘못을 했다해도 지나간 과오를 묻지 않겠다"고 하자 이씨는 "이제 그만하자" 며 손을 내젓기도 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북측 방문단의 김정일 장군의 영도 운운을 접한 우리 국민들의 거부감도 적지 않다.

북한관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사회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수령 중심사회인 북에서는 모든 것을 수령과 지도자의 은혜 때문이라는 의식이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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