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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방 자금난 왜 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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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비율을 지금까지의 2~20%에서 앞으로는 50~100%로 올려라"

정부는 지난 6월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 비율을 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에 따라 예외없이 엄격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두달만에 우방이 워크아웃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최종부도 처리된 뒤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수순으로 워크아웃에서 퇴출됐다.

은행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정부가 회심의 카드로 내놓은 'FLC에 따른 잠재부실 정리방 안'이 우방의 워크아웃 퇴출에 어떤 영향을 미친 것일까. 금융가에서는 우방을 부도낸 직접원인은 채권금융기관들의 신규자금 지원거부 결정이지만 이들로 하여금 자금난이란 우방의 뇌관을 때리게 한 것은 정부의 FLC 도입이라는 분석이 나돌고 있다.

우방의 자금난은 6월 21일 우방이 각 은행에 돌아온 19억2천800만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부도처리된 데에서 표면화됐다. 우방은 이후 26일까지 모두 세차례의 1차부도를 내는 궁지에 몰린 뒤 주택은행으로부터 300억원을 신규지원받아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우방은 그러나 이 사건으로 어려운 자금사정이 시중에 널리 알려지면서 아파트 중도금 납부가 제대로 안 되는 등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게 됐고 결국 두달만에 최종부도처리됐다.

워크아웃 중이므로 우방의 어음발행은 채권금융기관들의 결제하에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세 차례나 부도를 낸 것은 주택은행이 약속했던 300억원 대출을 기피했기 때문이란 게 금융가의 분석. 메트로팔레스 분양대금 등으로 1천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이중 3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대출해줄 것을 약속했지만 회생가능성이 낮은 데다 정부의 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 도입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지금까지의 최고 20%에서 앞으로 최소 50%로 커지자 소극적으로 나갔다는 얘기다.

대한주택보증의 동의서를 붙일 경우 충당금 적립부담이 2%로 낮아진다는 데 주목한 주택은행 이 당시 대한주택보증의 동의서를 요구하며 며칠동안 줄다리기를 한 게 이를 반증한다는 설명.

채권금융기관들이 28일 신규자금지원을 끝내 거부한 배경에도 최소 50%가 넘는 대손충당금 부담이 숨어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지금까지의 여신에 대해선 이미 대손충당금 적립계획을 완료한 상 태여서 법정관리로 가더라도 추가부담은 없을 것이란 계산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모 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출해준 데 대한 손실반영이 완료된 마당에 신규 자금지원으로 엄청난 추가 적립부담까지 안을 수는 없다는 게 금융기관들의 속마음"이라고 말했다.

우방의 자생능력 결핍이 워크아웃 퇴출을 부른 근본원인이지만 하필 신규자금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서 FLC 엄격적용 및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강화라는 금융상 변수가 작용한 것은 우방에게 더할 수 없는 불행이었다는 얘기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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