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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석연치 않은 訪美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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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돌연 방미(訪美)를 취소, 이로 말미암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갖기로 했던 남북 정상급 회담이 무산된 것은 유감이다. 더구나 김 위원장의 방미 취소로 9일로 예정된 밀레니엄 정상회의 기조연설과 일본, 스웨덴과의 정상급 회담도 모두 취소됨으로써 북한이 또 다시 국제사회에서 '믿을 수 없는 나라'로 지목받지나 않을지 모처럼 화해의 물꼬를 틔우고 있는 우리로서는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김영남 위원장이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는 과정에서 미 항공사의 지나치게 엄격한 수하물 검사에 격분, 귀국한 사실에 우리는 일면 이해를 하면서도 동시에 석연치 않은 느낌을 지울길 없는 것이다.

지나치게 '자존심'이 강한 북한인만큼 국가수반인 김 위원장이 몸 수색을 받으면서까지 방미한 사실이 알려진다면 귀국후 심한 질책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김 위원장은 이를 미리 감안, 미국 방문을 포기했다는 설명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안들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남북 정상급회담 등 중요한 국제회의 일정을 마음대로 팽개치고 돌아서는 그러한 태도에는 찜찜한 구석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다.

김 위원장이 방미를 포기하는데는 어차피 사전에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내락(內諾)을 받았을 것이고 보면 김영남 위원장의 방미 취소는 '몸 수색' 때문에 빚어진 '돌발 사고'가 아니라 핑계만 있으면 판을 깨기로 예정된 수순(手順)이 아닌가 싶은 막된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실상 북한은 지난달 26일 대한적십자사가 5일 남북적회담을 갖자고 제의한데 대해 아무런 응답조차 않고 있는 것만해도 그렇다. 남한이 제의한데 대해 가부간에 답을 하는것이 원칙인데도 아무 답도 없이 제의한 회담 날짜를 넘기는 것은 화해하는 동반자로서 온당한 자세가 아니란 생각이다.

지난번 2차장관급 회담 때도 남한 대표단은 북한이 어떤 일정을 마련하고 있는지도 모른채 평양행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공식 일정을 하루 연기한채 식량 차관을 제공하는 대신 군사관련 의제에 관해 '협의'또는 '노력'한다는 답을 북한측으로부터 얻어낸게 고작이었고 그 결과 저자세 외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쳤던 것이다.

그런만큼 이번 김영남 위원장의 방미 취소가 최근에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보이고 있는 일련의 불성실한 자세와 연관이 되는게 아닌지 억측을 갖게 되는 것이다. 남북 화해는 시대적 요구다. 따라서 남북 당국자는 신의 성실을 바탕으로 차근 차근 대화의 물꼬를 틔워나갈것을 재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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