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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후지모리 대통령 사임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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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와 개헌을 통한 3선으로 세계적 비난을 샀던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이 집권 10년만에 한국시간 17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국민적 저항에도 꿈쩍 않던 그가 이같이 발표한 것은 야당의원 매수 현장 실황이 지난 16일 TV를 통해 58분 동안이나 생생히 비밀 녹화 중계된 뒤 나온 것이다. 야당의원 빼가기는 한국에서도 흔히 있어 온 일이다. 그러나 후지모리는 권력욕이 강한데다 이번 발표에서도 구체적 일정은 제시하지 않아, 그의 약속이 실현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후지모리는 이날 전국에 생방송된 긴급 TV연설을 통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 및 의원 선거를 다시 실시하되, 나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혼란이나 민주주의에 장애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선거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보건부장관은 새 선거 시기로 6, 7개월 후를 최적기로 지목했고, 야당지도자 톨레도 역시 6개월 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현지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나 후지모리가 연금됐다는 루머가 퍼지고 있다. 한 야당의원은 "군부가 지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후지모리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와 관련, 외신들은 그가 사실상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판단했으며, "갖은 책략으로 철권 통치를 휘둘러 온 그의 이번 결정은 놀랍다"고 평가했다. 페루 국민들도 같은 판단 아래 리마 시내로 몰려 나가 "독재가 무너졌다"며 승리의 환성과 차량 경적 시위를 벌이는 등 축제 분위기에 빠져 들었다.

이번 사건을 몰고 온 야당의원 매수 테이프 화면에서는 국가정보부장이 한 야당의원을 집무실로 불러 이적료를 흥정하고 1만5천 달러의 현금 뭉치를 건넸으며, 의원은 탈당 서류로 보이는 서류에 사인했고, 그날 이후 이 의원은 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지난번 선거에서 후지모리의 여당은 전체 120석 중 53석 밖에 차지하지 못했으나 야당 의원들이 대거 이적, 지난 7월 후지모리 취임 시점에는 여당이 과반수인 70석에 이르렀다.

외신종합=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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