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익은 푸근한 분위기의 음악을 담은 옴니버스 앨범이 인기다. 어느 가수가 앨범을 내자마자 1백만장을 팔아치웠고 또 다른 가수는 그에 뒤질세라 곧 1백만장을 넘길 것이라는 보도도 옴니버스 음반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관심거리가 아닌듯 싶다.
지난 시절의 노래를 그리워하는, 또 요즘 라디오와 TV를 독점하고 있는 특정 세대를 위한 노래에 낯설어 하는 이들은 '쉽고 편한' 옴니버스 앨범이 입에 딱 맞다고 말한다.
옴니버스 앨범 가운데 최근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음반은 국내에서 개봉된 영화 음악을 담은 '영화의 향기는 음악에 흐르고'.
이 음반은 한국 영화음악의 '오늘'을 담고 있다는 것이 특색. 어렵지 않고 누구나 쉽게 흥얼거릴 수 있다는 점에서 친근감가는 앨범이다.
첫 곡인 '이등병의 편지'는 요절한 김광석의 애조띤 목소리가 일품이다.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남북한 병사가 함께 듣던 노래. 영화 '비천무'에 나오는 '말리꽃'이 이승철의 목소리로 울리고 '동감'의 '슬픈 향기'는 홍선경의 음성으로 실렸다.
다양성을 갖고 있다는 것도 이 음반의 강점이다. 포크에서 재즈,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에다 연주곡도 들린다.
MBC라디오 프로그램인 '여성시대'가 이 달 초 내놓은 앨범 '여성시대'도 음반 판매점을 찾는 아줌마 부대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앨범은 '여성시대'를 듣고 있는 청취자들이 가장 많이 선곡한 노래들.
옛 추억을 되살리는 노래들에서부터 최근 폭넓은 계층으로부터 사랑받았던 노래까지. 그러나 이 음반의 가장 큰 특징은 한결같이 '느리다'는 점. 빨라진 세월속에 주름살의 골은 더욱 빠르게 깊어가고, 황혼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이들에게 '느림'은 가장 큰 희망인지도 모른다.
양희은의 '아침이슬'에서부터 정훈희·김태화의 '우리는 하나', 김수희의 '애모', 김종찬의 '사랑이 저만치가네', 여진의 '그리움만 쌓이네', 소리새의 '그대 그리고 나' 등 모두 17곡이 실려있다.
한편 올 하반기 최고의 인기를 기록했던 옴니버스 앨범 가운데 하나인 드라마 '가을동화'의 O·S·T는 인기에 힘입어 속편 CD가 곧 나올 예정이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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