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법대로 합시다

지금 우리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으로 엄청난 진통을 겪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법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느낌도 든다.

고용감축이 수반되는 개혁일수록 근로자에게는 절박하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이해되기도 한다. 그러나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시장지배력은 공급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가고 소비자욕구 또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방만하고 낮은 기술경영으로는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워 전반적인 기업구조를 적정수준으로 개편하고 독창적인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고용감축이 수반되는 개혁일수록 노사간에 충분한 이해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먼저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의 이유가 타당해야 하고,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폭과 대상자가 선정되어야 하며,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또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될 문제는 고용감축에 따른 고통과 이익, 그리고 분명한 비전제시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비전은 큰 힘이 된다. 당연한 것 같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 무시되거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구조조정을 나무에 비유하기도 한다. 나뭇가지가 필요이상으로 많으면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을 수 없어 열매가 빈약해지므로 적당히 가지를 잘라줘야 된다. 그러나 무분별한 가지치기는 해가 될 수 있다. 잎이 부족하면 탄소동화작용이 어려워 영양 공급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만사가 적정하고 순리대로 행해져야 하는 이치다. 지금 다수 국민들은 구조조정에 대한 불가피성을 이해할 것이다. 다만 법과 원칙대로 추진되기를 원한다. 이것이 바로 상식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취할 상식의 범주는 어떤 것인가 냉철한 판단이 필요할 때다. 법대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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