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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떠오른 샛별 남녀2인-단적비연수 설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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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으로 스타의 전면에 나선 설경구(33). "지난해는 최고의 해였습니다. 상복도 많았고…" '러브 스토리' '꽃잎' '처녀들의 저녁 식사'…. 그동안 출연한 작품들도 녹록치 않았지만 늘 스포트라이트의 뒷면에만 서성이던 사나이.

'박하사탕'에서 "돌아가고 싶다"는 절규를 외치며 오랜 무명을 떨치고 일어선 2000년. 그래서 지난해를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고 했다.

"'박하사탕'에 관심을 보여준 대구.경북 관객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인사말을 먼저 던진다.

설경구는 실물보다 스크린에서 더욱 커지는 인물이다. 꺼죽(?)한 외모, 굵은 안경테, 허름한 옷차림. 영판 옆집 하숙생 같다. 그러나 스크린에선 그는 놀라운 에너지를 분출한다. '박하사탕'에선 온몸을 던진 삼투압으로 세월의 굴절을 온 몸으로 흡입했으며, '단적비연수'에선 엇갈린 사랑을 광기로 풀어냈다.

새해 첫 주 그는 전도연과 함께 출연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로 관객을 찾는다.

"평범한 사랑이야기입니다.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답답한 보습학원에 갇혀 지내다 길 건너 은행원을 짝사랑하는 노처녀 원주(전도연), 착하기만 한 은행원, 정말 결혼하고픈 노총각 봉수(설경구). 연애엔 숙맥인 둘이 수줍게 시작하는 러브 스토리다.

"출근길에서 만나는 사람 아무나 데려오면 바로 봉수입니다"

그는 "실제 내 모습에 가장 가깝다"고 했다. 요즘도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니는 소시민 설경구이고 보면 봉수는 또 다른 그인 셈.

그의 신념은 "화면 안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자연인 그 자체가 연기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도 아내가…'에 출연하게 된 것도 박흥식 감독의 꾸미지 않는 맑은 모습이 좋아서라는 것.

그래서 시나리오를 보지도 않고 출연을 약속했다. 이창동 감독이 시나리오가 괜찮다고 한 것에서도 믿음이 갔다.

그에게서 '이창동'이란 이름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리고 '박하사탕'에 대한 기억도. 올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것도 '박하사탕'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친구인 송강호를 축하하려고 했는데, 직접 타게 돼서 한편으로 미안하면서도 기쁩니다"

다음 출연작도 이창동 감독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뭘 찍을지는 모르지만 프리 프로덕션 단계서부터 같이 참여해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시작은 연극. 지난 93년 한양레파토리의 '심바새매'로 연극계에 입문했다. 이후 히트작인 '지하철 1호선'으로 제법 이름을 날렸다.

98년 '지하철 1호선'은 98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됐고 올 3월 독일 공연까지 계획돼 있다. 설경구는 독일 공연에 합류할 계획이다.

"이제까지처럼 매 순간 열심히 살고, 좋은 연기로 관객에게 다가서겠다"는 새해 각오. 굵은 안경테 너머 자리한 눈이 한없이 맑아 보인다.

김중기기자 filmtom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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