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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 원주민 감소 백인들의 질병이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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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년 11월21일. 160t짜리 돛단배 메이플라워 호는 영국의 플라이머스를 출발해 66일의 항해 끝에 102명의 백인들을 아메리카 땅 케이프 코드에 하선시킨다. 그런 뒤 5천600여만 명이나 됐던 남북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이 그 10%인 560만명으로 줄고 말았다. 누가 5천여만명의 원주민을 학살했던 것일까?

미 예일대 블랙 박사는 1992년 사이언스지에 실은 '그들은 왜 죽었는가?'라는 논문을 통해 이 문제를 면역학적으로 풀었다. 원주민들을 죽인 것은 다름 아닌 질병, 원주민들은 면역체계를 형성하고 있지 못했던 백인식 질병이었다는 해답을 제시한 것이다.

설명에 따르면, 면역 시스템에는 항원 토막과 결합해 적(병원균)의 침입 사실을 림프구에 신고하는 '조직 항원'이란 게 있다. 블랙 박사가 인류의 고향이라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토착민 1천324명을 검사해 보니 조직항원의 대립 형질은 총 40종으로 나타났다. 그 중 유럽인은 37종, 동아시아인은 34종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아메리카 원주민이었다. 북미 원주민은 겨우 17종, 남미 원주민은 불과 10종 밖에 갖추지 못한 것. 이런 가운데 메이플라워호에는 백인 사람들만 탄 것이 아니라 쥐와 각종 미생물도 타고 있었다. 이들도 손에 손을 잡고 하선했으며, 번식력 왕성한 쥐는 백인들 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서부로 진출했다. 원주민이 갖고 있던 10~17종의 조직항원으로는 유럽 쥐가 퍼뜨린 바이러스를 방어하기에 충분치 못했던 것이다.

이때문에 블랙 박사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다다랐다. "아메리카 인디언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우리 백인 조상들이 학살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 조상들은 그저 늑대와 춤을 추었을 뿐이다".

그런 연구를 바탕으로 또다른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했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대립형질 수로 미뤄, 베링해가 형성되기 이전인 수만년 전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했던 아시아인은 젊은 남녀 10쌍 미만일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파나마와 남미 대륙까지 이주한 것도 그 자손일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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