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림 정치는 당쟁 아닌 정쟁"

조선시대 당파간 정쟁을 그린 대하소설이 출간됐다.원로 극작가 신봉승씨가 집필한 '조선의 정쟁'(전5권·동방미디어 펴냄)은 중중조부터 정조조까지 300여년간의 조선조 정쟁(政爭)을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대하 장편소설.

'우리 역사를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큰 틀의 역사 인식'이라는 관점이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이 소설은 조선의 사림정치를 단순한 패거리 싸움으로 비하한 일제 식민사관을 불식시키고, 이제까지 '당쟁'으로 잘못 인식되어온 조선의 정쟁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다.

작가는 조선의 정쟁을 시기적으로 구분하기 위해 각 권마다 표제를 달리했다. 제1권 '대윤과 소윤'은 중종조 당시 윤임과 윤원형으로 대표되는 외척들의 각축을 그리고 있다. 2권 '동인과 서인'은 중종-선조조 초기를 배경으로 정권이 외척들로부터 사림에게로 이동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명쾌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3권 '남인과 북인'은 사림간의 처절한 갈등을 묘사했다. 임진왜란 와중에도 동인이 남인과 북인으로 갈라지고, 북인이 대북과 소북으로 분열되는 과정에서 선조와 광해군이 겪는 부자 갈등을 부각시키고 있다.

곧 출간될 4권 '노론과 소론'은 인조 반정후 집권한 서인들의 분열과 노론의 영수 송시열에 대한 조명을 통해 조선조 정쟁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예학(禮學) 분쟁을 다루고, 완결편인 5권 '시파와 벽파'에서는 비운의 사도세자를 둘러싼 시파와 벽파의 갈등을 다룬다.

사림정치를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사림정신'의 발현으로 본 작가 신씨는 "예학을 숭상하여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논란이 정치적인 시류를 탔다 하여 당쟁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마땅히 '정쟁'으로 고쳐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소설읽는 재미도 적지 않은 이 작품은 무엇보다 우리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 잡아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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