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권노갑 최고 2단계 전대론

민주당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2단계 전당대회론'이 여권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연초에 일부 동교동계 의원들에 의해 제기된 2단계 전대론을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 전 최고위원이 본격 제기하고 나선 때문이다.

그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 최고위원과 대표를 뽑기 위해서는 내년 1월에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전대에서는 총재 재신임과 대표 및 최고위원만 선출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같은 2단계 전대론은 정권재창출에 골몰하고 있는 동교동계로서는 고육지책이다. 현재 여권내에 자신들이 밀 후보가 마땅찮은 상황에서 일단 당권 장악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1월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장악한 후 2차 전당대회에서 후보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이 주장에 대해 당내의 우려도 없지 않다. 먼저 후보 조기 가시화론을 제기했던 김중권 대표가 시큰둥한 반응이다. 김 대표는 13일 일단 "일부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반응에는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걱정이 앞서 있다고 봐야 한다. 내년 1월 전당대회에서 동교동계가 당권을 장악하면 영남의 참패는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후보조기 가시화 문제를 거론한 이유도 이같은 고민에서 출발한다. 김 대표측은 "2단계 전대론이 여권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내년 지방선거와 전국정당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후보 조기 가시화가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2단계 전대론은 당권을 둘러싼 동교동계의 경쟁 등 잡음을 불러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8·30 전당대회에서 동교동계 내에서 권 전 최고위원과 한화갑 최고위원이 갈등을 빚은바 있기 때문에 1월 전당대회에서도 이같은 경쟁구도가 재연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당내에서는 내년 1월 전대에서 한 최고위원이 당권에 도전할 경우 권 전 최고위원 진영에서는 제3의 인물을 지원할 것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청와대의 '개인의견'이라는 진화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권내 동교동계와 권 전 고문의 비중을 볼때 2단계 전대론이 본격 검토대상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대표도 "총재(DJ)가 당 차원에서 논의해 보라고 말한 바 있기 때문에 의견수렴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내 일각에서도 청와대와 권 전 최고위원의 교감설이 우세하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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