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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대륙을 달린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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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부패 금품요구 공공연

'실크로드'는 아름다운 이름 덕분에 동경의 대상으로만 다가온다. 하지만 부산에서 철길로 유럽까지 가기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시설 문제보다 오히려 공무원들의 부패가 가장 큰 장애가 아닐 수 없다. 취재팀이 중국 아라산코우를 떠나 카자흐스탄의 국경마을 드루즈바(러시아어로 '우정'이란 뜻이다)에 들어선 것은 토요일 오전 9시30분께였다.

마땅한 교통편이 없어 트럭을 얻어 타고 국경을 넘었다. 그런데 도로세관에 들어서자 마자 한 직원이 취재진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방으로 데려가더니 펜으로 손바닥에다 '200'을 쓴 다음 취재진의 눈앞에 들이댔다. 중국 인민폐로 200원을 달라는 것이었다. 입국에 수수료가 필요한 것인가 착각한 취재팀은 선뜻 돈을 지불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돈을 받고 방을 나간 그 직원이 상관을 데리고 나타나 국경을 넘으려면 100달러를 내라는 것이었다. '$100'을 쓴 손바닥을 흔들어댔다.

취재팀이 거부하자 에이즈에 걸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보라는가 하면 여권이 위조된 것 같다며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요컨대 돈을 내든지 중국으로 돌아가든지 둘중 하나를 택하라는 것이었다.

돈을 뜯기고 만 취재팀은 세관검사를 하면서 20달러를 빼앗기고서야 방을 나설 수 있었다. 그들 한달월급이 40달러 가량이니 이날 그들은 한몫 잡은 셈이었다.

취재팀은 그때부터 돈을 받지 못한 직원들을 상대로 힘겨운 씨름을 해야 했다. "우리앞을 지나가려면 돈을 내라"는 것이었고 사무실에서 도박판을 벌이던 직원들까지 뛰쳐나와 손을 내밀었다.

상황이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검문소가 사막 한가운데 있고 주말이다보니 교통수단이 없었다. 취재진은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뒤에서 자동차 경적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돈뜯기에 실패한 직원 중 하나였다. 호텔까지 태워주는데 20달러라고 했다. 흥정끝에 중국돈 100원에 합의, 차에 올랐다.

그런데 차가 출발하는가 싶더니 우회전을 했고 바로 그곳에 호텔이 있는게 아닌가. 모래 언덕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도 끝내 돈을 챙기고만 것이다.

다음날 드루즈바 역에 기차표를 사러간 취재진은 여자 역무원이 던진 한마디에 대합실 의자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외국인에게는 표를 팔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또 '돈'이었다. 중국 역무원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기차에 오른 취재팀의 머리엔 '철의 실크로드'가 자칫 환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김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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