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라시아 대륙을 달린다(21)

◈우즈베키스탄-타슈켄트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는 뜨거운 햇살이 도로를 달구고 있었다.중동을 향해 한발 다가선 것은 사실이지만 이웃나라 카자흐스탄에서 만년설을 바라본 취재팀으로선 실로 당혹스런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좁은 땅덩어리에 갇혀 살다 '대륙'이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시간대를 바꿔가며 이동하는데 익숙치 못한데 기인한 것이었다.

그래도 한편 마음 푸근한 게 있었으니, 그것은 도로가 한국차로 뒤덮여 있었다는 것이다.다마스와 티코, 넥시아(르망의 다른이름) 등 대우차가 언뜻 보기에도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독립 10주년인 오는 9월1일 안디잔공장에서 마티즈 1호차를 내놓을 예정이다.한국차 생산을 독립 10주년 축하행사의 최대 이벤트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이유야 어떻든, 어렵게 개척한 이 거대한 시장이 외국기업의 손에 송두리째 넘어간다는 건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슈켄트는 예나 지금이나 중앙아시아의 교통 요충지로 확고히 자리하고 있다.옛 실크로드는 이곳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를 거쳐 키르기스탄, 아제르바이잔, 이란 등지로 빠져나갔고 지금도 국제항공노선과 철도의 중요기착지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타슈켄트가 유럽~카프카즈~아시아를 잇는 육상의 '운송복도'라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철도(총연장 3645㎞)는 물류수송의 중심역할을 맡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아 등 10여개국과 함께 TRACECA(transport corridor europe caucasus asia)프로젝트에 참가, 운송요금을 인하하는 등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걸림돌이 있으니 그것은 불안한 환율이다.100달러를 환전하면 큰 비닐봉지에 한가득 돈다발을 담아줄 정도로 화폐가치가 형편 없고 특히 환율은 공식환율 외에암시장 환율이 2가지나 더 존재하는데다 그 차이가 무려 3배 이상 난다.무역은 물론 물류에 있어 결정적인 장애가 아닐 수 없다.

우즈베키스탄 국립철도회사 헬렌 리센코 대외경제관계부장은 "TRACECA를 이용하면 운송거리에 있어 1천㎞까지 단축할 수있고 운송료도 최고 50%까지 절감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있다"면서 "정부도 환율불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불안요소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글:김기진기자 kkj99@imaeil.com

사진: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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