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오른 전자화폐시대-시민생활의 변화

직장인 박모(34)씨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서적이나 물품을 구입할 때마다 꺼림칙하다. 값은 훨씬 싸지만 신용카드 결제때 혹시 자신의 신용카드 비밀이 새나가 피해를 보지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서 뚜렷한 결제수단이 없어 신용카드를 이용한다. 박씨뿐 아니라 전자상거래를 하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전자상거래에서 신용카드 결제비율은 65%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나 보안문제로 사용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우리 나라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지난해 17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산자부는 밝혔다. 인터넷 보급 확산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으나 우리의 인터넷 보안은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외국의 인터넷 조사기관은 분석했다. 이처럼 전자상거래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인터넷상의 보안문제다.

또 신용카드 결제의 번거로움도 전자상거래의 걸림돌이다. 현재 전자상거래나 유료 콘텐츠 사업은 신용카드 또는 은행을 통한 온라인 입금 등을 결제방법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수백~수천원의 소액결제일 경우 이용이 어렵거나 번거롭다. 휴대폰 소액결제도 등장했지만 과도한 수수료에다 귀찮은 신원확인 절차를 거쳐야 해 대중화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및 교육.게임 등 유료 콘텐츠 사업은 주로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올 연말 전자화폐 '디지털 대구카드'가 도입되면 인터넷상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의 불편과 보안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교육.게임.컨설팅 등을 비롯한 각종 유료 콘텐츠사업이 사업성을 갖게 돼 'e비지니스'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화폐를 통한 온라인 시장의 확대는 일상생활을 사이버 공간에서 그대로 실현하는 '사이버 시티 대구'의 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집이나 직장에서 인터넷을 통해 해당 관청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서류를 발급받고 전자화폐를 이용해 수수료를 지불하면 된다. 또 각종 민원해결, 상품구매, 서비스 제공 등을 온라인 상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전자화폐는 전자상거래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큰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먼저 버스.지하철.택시 등 지상 교통수단뿐 아니라 선박이나 항공기를 이용할 때마다 요금을 현금으로 지불해야 했으나 전자화폐가 도입되면 카드 한 장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 일일이 거스름돈을 챙길 필요도 없다. 특히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는 100원 이하의 동전결제때 전자화폐는 유용하다.

'디지털 대구카드'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다. 먼저 가맹점용 단말기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역에 1천억여원이 풀려 지역경제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특히 '디지털 대구카드'가 지역 유통업계에 끼칠 영향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역 백화점.할인점.쇼핑몰 외에 주유소.식당 등 현금 유통업소 들은 '디지털 대구카드'도입에 따른 준비로 분주하다. 신용카드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소액결제 수단으로 '디지털 대구카드'가 등장하면 현금결제가 사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자영업자들의 세원이 모두 노출돼 세율인하 등 후속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역경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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