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가 이동평균선 추이 '적신호'

잇따른 국내외 악재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극도의 무기력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뉴욕증시 급락과 하이닉스 반도체 처리 문제를 비롯한 국내 구조조정 불안감이라는 굵직한 악재가 시장을 짓눌렀다. 이날 거래소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0.88(1.89%), 2.12(3.14 %) 포인트씩 하락했다.

특히 각 이동평균선의 수렴 현상을 보이던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급락으로 5일, 20일, 60일, 120일 이동평균선을 한꺼번에 하향 이탈했다. 이동평균선 수렴 후 나타나는 주가의 방향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내렸다는 과거 전례로 비춰 볼 때 29일 나타난 각 이평선의 하향 이탈은 바람직하지 않은 조짐이 아닐 수 없다. 〈도표참조〉

거래소의 상황은 그래도 코스닥보다 조금 나은 편이다.

29일 코스닥의 거래량은 2억1천560만주, 거래대금은 9천282억원으로 거래대금 1조원을 넘지 못하는 무기력 장세가 7일째(거래일 기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코스닥의 거래량은 거래소의 하이닉스반도체의 하루 거래량(2억1천669만주)에도 미치지 못했다. 코스닥 전체의 거래량이 하이닉스반도체의 거래량보다 적은 것은 28일에 이어 두번째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유동성 장세도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연일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7조5천16억원으로 전일보다 712억원 줄어들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9일 8조원 밑으로 떨어진 뒤 7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기보다 오히려 빠져 나가고 있는 데 따른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팍스넷의 투자전략팀은 "국내 증시는 지지선을 이탈했으며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7월 하순 이후 나타난 상승 국면이 마감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닉스의 처리 방향에 대한 분명한 가닥이 잡히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섣부른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상황이 험악한 가운데서도 그나마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요소로는 외국인이 29일 현재 5일째 주식을 순매수하고 지수 관련 대형주가 나름대로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키움닷컴은 29일 마감시황을 통해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전반적인 시장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고 진단하고 "당분간 방어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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