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중 한센병 환자가 있으며 그에게는 감염되지 않은 자식들이 있다. 얼마전 그로부터 그동안 받아오던 생계비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연락이 왔다. 웬일인가 싶어 알아보니 최저생계 보장을 위한 기초조사를 받았는데 그의 자식들이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게 확인돼 앞으로 보조금 지급이 중단된다는 것이었다. 어릴때부터 '문둥이'라는 꼬리표가 붙여다녔고 그것이 죄인양 주눅이 들어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 남들에게 지지않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싸움도 많이 했어야 했던 사람들인 나환자들이 전국에 1만8천여명 정도 된다고 한다. 그들은 이 사회의 냉대로 그늘진 곳에서 평생을 살았다. 국가가 그들을 돌보지 않을 때는 외국 선교사들과 종교인들의 노력과 구제활동에 의해 살아왔다. 손,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고 심지어 사지가 절단된 몸으로 자식들을 잘 키워 보려고 사회와 동떨어진 곳에서 이를 악물고 살아왔으며 한맺힌 삶은 평균 60년을 넘기지 못한다.
질곡의 삶을 살아온 그들에게 자식들이 직장을 가졌다는 이유 하나로 최저생계비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의료보험료는 일반인들만 쓰자고 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재원을 그들을 위해 쓴다고 항의할 사람도 없다. 의료예산을 그런곳에 더 많이 배정해 나병 환자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살 수 있게 해줬으면 한다.
김진순(대구시 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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