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지난 근로자를 채용하는 '재고용'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 과반 이상이 법정 정년을 65세로 일률 연장할 경우 기업 절반 이상은 임금체계 개편이나 신규채용 축소 등 추가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운영 중인 전국 30인 이상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년 후 재고용 제도 운영 실태 및 정책 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0.4%는 정년 이후 근로자를 '선별 재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필요한 인력을 선발해 일부만 재고용한다는 응답이 58.8%,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적격자 대부분을 재고용한다는 응답이 21.6%였고 희망자 전원을 재고용한다는 응답은 19.6%에 그쳤다.
재고용 대상자를 선별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업무 수행능력'과 '근무 성과'였다. 이밖에 '기술·노하우의 희소성과 전수 필요성',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 등이 뒤를 이었다. 고령 인력을 활용할 때 단순히 연령이나 근속연수보다 실제 직무 수행 가능성과 생산성을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년 후 재고용 시 임금 수준은 퇴직 전과 동일하다는 응답이 59.0%로 가장 많았다. 임금이 줄어든다는 응답은 34.2%였고, 이들 기업의 평균 임금 감액률은 20.6%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재고용 과정에서 임금이 감소한다는 응답 비중이 높았다. 300~999인 기업은 51.9%, 1천인 이상 기업은 52.6%가 재고용 시 임금이 퇴직 전보다 줄어든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재고용 제도 운영 과정에서 법적 불확실성을 가장 큰 부담으로 보고 있다. 임금 등 근로조건 조정 시 법률적 리스크를 부담 요인으로 꼽은 응답이 47.1%로 가장 높았고, 계약 종료와 재체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 리스크도 39.2%에 달했다.
특히 향후 법정 정년이 65세로 일률 연장될 경우 기업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응답 기업의 52.4%는 추가적인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는 임금체계 개편 추진이 34.4%로 가장 많았고, 신규채용 축소와 재고용 제도 축소 또는 폐지가 각각 25.2%로 뒤를 이었다.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하겠다는 응답도 15.3%였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고령 근로자 재고용 제도를 도입·운영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나 법적 분쟁 리스크와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수요에 비해 제도가 충분히 확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령 인력 활용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년 후 재고용 과정의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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