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전 5만원 어치를 지폐로 바꾸려고 모 은행을 찾은 김철곤(39)씨. 동전을 그냥 저금통에 저장시켜 놓으려고 했으나 '동전 유통이 제대로 안돼 한국은행에서 동전 제작에 상당한 비용을 들인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후 생각을 바꿨다.
그러나 애써 모으고 분류한 동전을 은행 창구에 들이미는 순간 잘못 왔다는 것을 느꼈다. 전에는 공짜로 교환했으나 이번에는 수수료를 물어야 했기 때문. 5만원 교환에 1천원의 수수료.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김씨는 동전 교환 비용을 물어야 한다면 누가 집에 있는 동전을 은행으로 가져오겠으며, 동전이 사장될 경우 한국은행이 세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제작 비용이 더 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한해 주화 제조에 495억원을 투입했다. 동전만 잘 유통되면 사실상 필요없는 비용.
은행들이 각종 수수료 현실화를 단행하면서 올리거나 신설한 수수료가 엄청나 고객들의 많은 반발을 사고 있다.
올려도 몇 백% 인상은 기본이다. 우체국은 당지(동일·상호 어음교환지역)내 우체국간의 모든 송금액에 대해 300원 받던 수수료를 10만원 이하 300원, 1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 400원, 5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 700원, 100만원 초과는 800원으로 조정했다. 대부분의 은행들도 송금수수료를 금액대별로 인상하면서 차등화 했다.여행사를 운영하는 서화석(37)씨는 "10만원 송금하는 것과 100만원 송금하는 것이 수수료 면에서 왜 다른지 모르겠다"며 "물가 상승률보다 엄청나게 높은 수수료율 인상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외환은행은 무역 관련 수수료를 지난달 29일부터 최고 100% 올렸다. 국민·주택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수표책값을 3천원에서 1만원으로 인상했으며 조흥은행도 이달부터 어음수표책값을 2천500원에서 4배 올린다.
서울은행도 오는 16일부터 가계수표를 권당 2천500원에서 5천원으로, 당좌수표와 약속어음을 권당 3천원에서 5천원으로 각각 인상하며 가계당좌·당좌예금 개설 수수료 등 6개 항목의 수수료를 신설한다.
은행들은 원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수료 현실화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은행별 원가 개념은 모두 다르다. 이 때문에 답합인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자기앞수표 발행 비용은 700~1천원 정도로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은행관계자들은 "원가는 은행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은행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해 수수료 인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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