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작가 개인전 잇따라

먼 별의 외계인이 지구에 내려와 우리 모습을 본다면 과연 어떨까. 고독, 불안, 소외, 불안정…. 어쩌면 이런 단어들을 떠올릴지 모른다.

낭만과 여유는 간데 없고, 경쟁과 소음만으로 가득하다. 현대인의 일상은 그만큼 고달프고 각박한 모양이다.

이 큰 주제를 놓고 작가들도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이를 직.간접적으로 다룬 작가가 있는 반면, 이를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자연이나 우주 등 다른쪽으로 방향을 튼 작가도 적지 않았다.

요즘들어 현대인의 모습을 눈에 보이는 대로 표현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 작가 김상우(30) 이봉수(48) 김명수(38)씨가 이를 주제로 개인전을 열거나 열 계획이어서 관심을 끈다.

10일부터 18일까지 공산갤러리(053-984-0289)에서 세번째 개인전을 여는 김상우씨는 세밀한 묘사와 탄탄한 구성으로 '현대인의 일상'을 섬뜩한 형태로 보여준다. 작품 '제5호선'은 지하철 안에 앉아있는 승객 5명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고민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그는 판화의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인쇄한 배경에 세밀하게 인물화를 그리는 방식을 즐겨 쓴다. 중앙대와 러시아 국립 미술학교를 졸업한 그는 튼튼한 기본기와 뛰어난 공간감이 강점.

21일부터 26일까지 대백프라자 갤러리(053-420-8013)에서 여섯번째 개인전을 여는 이봉수씨는 '길위의 삶'을 즐겨 그리는 작가다.

그는 도심의 길거리나 지하도 계단 등을 걸어가는 얼굴없는 사람들의 단면을 통해 우리네 삶의 행태와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95년부터 이 작업에 몰두해온 그는 "우리의 인생살이를 현실감있게 표현하는게 무척 재미있다"고 말했다.

12일부터 18일까지 에스갤러리(053-421-7272)에서 첫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김명수(대구자연과학고 교사)씨는 현대인의 실체를 찾아 나선 작가다. 연인, 친구, 학생 등 목없는 행인의 몸짓이나 행동 등을 통해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그려내고 있다.

그는 "거리에서 봤던 느낌을 순간적으로 표현하거나 드로잉 자국을 남겨 현대인의 감성을 진솔하게 묘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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