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테러전쟁-장기 게릴라전 전개될 수도

아프가니스탄 반군 북부동맹이 탈레반의 마지막 보루 칸다하르시 함락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도의 대(對) 아프간 전쟁이 장기적인 게릴라전으로 전개되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북부동맹, 칸다하르 함락 임박=북부동맹은 미군의 공습 지원 아래 수도 카불을 점령한데 이어 탈레반 정권의 군사 거점인 칸다하르시 함락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탈레반은 이미 카불을 포기하고 남부지역으로 퇴각중이며 14일(현지시간) 전투에서 전략 요충지인 잘랄라바드시 등 동부 6개주 전체를 잃었다. 이로써 탈레반 영향력이 미치는 아프간 지역은 전 국토의 2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칸다하르시 내·외곽에서는 온건파 파슈툰족 군사령관들이 무장봉기에 나서 탈레반 병사들과 시가전을 펼치고 있고, 북부동맹은 이미 아무런 저항없이 칸다하르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키크매트 타지키스탄 주재 북부동맹 망명정부 대사는 "칸다하르 민중들이 봉기를 일으켜 탈레반 정권이 이 지역을 포기, 북부동맹군이 칸다하르를 장악했다"고 밝혔고 AFP통신도 북부동맹군이 칸다하르의 사령부를 포위해 들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탈레반측은 칸다하르 함락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13일 동부 거점 잘랄라바드에서도 무자헤딘(이슬람전사) 세력이 내부봉기를 견디지 못해 완전 퇴각했고 파슈툰족 반군들은 호스트와 낭가하르, 로가르, 팍티아, 팍티카 등 동부 6개 지역을 모두 접수했다.

◇게릴라전 가능성= 탈레반은 자신들의 '영적(靈的)인 고향'으로도 불리는 칸다하르시를 완전히 빼앗길 경우 남부의 험준한 산악지형으로 퇴각, 전열을 재정비한 뒤 미국과의 장기 게릴라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프간 사정에 정통한 군사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주요 거점도시들을 포기한 채 남부의 해발 1천500m이상 험준한 산악지대로 집결, 조직과 전열을 재정비하고 산악 게릴라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터블빔 미 합참차장은 탈레반이 게릴라전으로 맞설 경우 대(對)게릴라전을 통해 탈레반을 궤멸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탈레반이 카불에서 별다른 저항없이 퇴각한 점은 이들이 남부 산악지역의 동굴 등을 근거지로 삼아 전력을 재정비해 장기적인 게릴라전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탈레반 분열에 초점=미국은 물라 오마르 등 탈레반 지도부가 파슈툰족을 기반으로 막판 저항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이들 지역내에서 종족간 분규를 유도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4일 미국의 군사작전에는 반 탈레반 파슈툰족에 대한 군자금 지원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군사전략가들은 금전적 유인책과 반군의 북부지역 승리 여세를 토대로 한 미국의 대 남부 전략은 남부와 탈레반을 지배하고 있는 파슈툰족 지도자들이 스스로 탈레반에 대항해 무장봉기를 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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