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험생 혼란 극심, 정보 파악 비상

수능 점수 폭락으로 수험생들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고3 담당 교사들도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해 개인별 상담을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게다가 대학별 전형 방법이 워낙 복잡해 수험생 스스로 자신의 적성과 희망에 맞는 대학.학과 정보를 수집하고 수능 점수, 학생부 등 전형 요소를 고려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학부모 역시 방관자로 머문 채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가기를 바라서는 곤란하다. 입시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실제 정시 지원에 필요한 내용들을 찾아봤다.

△변환표준점수 활용 방법=수능 성적표에는 영역별 원점수와 변환표준점수가 표시된다. 이 가운데 어느 점수가 내게 유리한지 따져본 뒤 대학 선택 때 활용해야 한다. 변환표준점수는 영역별 평균 점수와 표준편차를 활용해 수험생의 점수가 평균 점수로부터 얼마나 높고 낮은가를 따져 환산한 점수. 고3 담당 교사들은 원점수 370점대의 경우 변환표준점수로 환산하면 2~3점, 350점대의 경우 5~7점, 300점대의 경우 8~10점 정도 오르는 것이 보통이라고 했다.

따라서 그보다 훨씬 높다면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학과를 선택하는 편이 원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보다 한층 유리하다. 모집군이 다른 대학의 수능 점수 반영 방법이 다르다면 원점수와 변환표준점수 가운데 유리한 쪽은 안전지원하고 불리한 쪽은 소신지원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가령 원점수에 비해 변환표준점수가 많이 높다면 원점수를 활용하는 '가'군의 경북대에는 소신지원하되,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나'군의 영남대에는 안전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변환표준점수가 평균에 비해 좋은지 나쁜지는 오른쪽 표와 비교해 보면 된다.

△영역별 점수 활용 방법=수능 총점이 같더라도 수험생마다 영역별 점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총점이 같은 다른 수험생에 비해 자신이 어느 영역을 잘 치르고 못 치렀는지 따져본 뒤 점수가 좋은 영역에 가중치를 두는 대학이나 나쁜 영역을 반영하지 않은 대학에 지원하면 합격 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점수대별 영역별 평균 점수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추정할 수밖에 없지만, 대부분 고교들은 자체 평균 점수를 계산해두고 있으므로 진학지도 교사와 상담해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 일신학원을 비롯한 입시기관들은 인문계 350점의 경우 언어 101점, 수리 67점, 사회탐구 64점, 과학탐구 42점, 외국어 75점 정도로 평균점을 분석했다. 자연계 300점의 경우 영역별로 86점, 54점, 38점, 57점, 65점 정도이고 인문계 250점은 79점, 35점, 50점, 32점, 54점 정도로 추산했다.

일신학원 진학실이 350점을 받은 수험생이 연세대에 진학할 경우를 추정한 결과 사회탐구와 외국어에 가중치를 두는 인문계의 경우 9점 안팎까지, 수리와 과학탐구에 가중치를 두는 자연계의 경우 12점까지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됐다. 수능 총점이 다소 모자란다고 해도 특정 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 의외의 결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모집군별 지원 방법=정시 모집군이 3개로 줄어들면서 수험생들의 복수지원 기회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비슷한 점수대에서 지원할 수 있는 대학들이 같은 군에 묶인 것도 수험생들의 복수지원을 제한하는 요소. 그러나 이 역시 잘만 추정해 활용하면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나'군에 포함된 영남대와 계명대의 경우 많은 수험생들이 영남대의 합격선이 다소 높을 것으로 보지만 실제 결과가 꼭히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게 고3 담당 교사들의 분석. 작년의 경우를 보면 영남대에 지원하는 수험생 가운데 상당수가 경북대에 복수지원했지만 계명대 지원자의 경북대 복수지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따라서 경북대와 영남대 복수 합격자 가운데 많은 숫자가 경북대에 등록하다 보니 영남대의 후보군들이 대거 추가합격해 계명대 지원자보다 득을 본 경우가 적잖았다는 것.

영진고 김동명 교사는 "모집군별 대학을 선택할 때 선입견이나 과거의 합격선 등에 너무 얽매일 게 아니라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과 허점 등을 추정해보면 의외의 학과에 지원해 합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일종의 편법일 수도 있지만 실전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교차지원 방법=예년의 경우 자연계 수험생들이 인문계로 수능시험에 응시한 뒤 대학 지원 때 자연계로 돌아오는 교차지원이 많았다. 일부 인문계 수험생들도 이같은 교차지원 대열에 동참했다. 올해도 자연계 수험생 비율이 26.9%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당수 수험생의 교차지원은 불가피할 전망. 그러나 올해 인문계 수험생들의 수능 점수가 자연계에 비해 워낙 낮기 때문에 예년과는 다소 다를 것이라고 교사들은 지적했다.

원래 자연계 수험생들은 인문계로 수능에 응시했다고 해도 자연계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지만 인문계 수험생들이 자연계로 지원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오히려 올해 같은 상황에서는 자연계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인문계 학과로 교차지원하는 편이 더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수능 성적 추락의 충격은 이제 끝. 지금부터는 실제 지원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2학기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이 7, 8일 끝나면 곧바로 대학.학과를 결정해 다음주 초부터 원서를 접수해야 하기 때문. 남은 기간은 짧은만큼 보다 치밀히 자신에게 맞는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점수의 변별력이 커진 반면 학생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24개 대학이 논술고사를 치르고 64개 대학은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하는 등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전형 요소가 적지 않으므로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 지원 전략을 짜는데 유의해야 할 사항을 짚어본다.

▲수시모집 등록 여부 결정 = 수시에 합격한 수험생은 먼저 합격한 대학에 등록할 것인지 아니면 정시모집에 지원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때의 판단 관건은 수능 성적을 다시 검토해 이미 합격한 수시모집 대학의 정시모집에 지원해도 합격할 수 있을지 여부.

수시에 합격하지 않은 수험생들도 자신이 지원할 대학.학과의 수시 등록 상황을 눈여겨봐야 한다. 수시 미등록 인원은 정시 정원 증가로 이어지므로 등록률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 다른 학과에 비해 유리한지 판단해야 한다.

▲수능 성적 활용=서울대.한양대.서울시립대 등 48개 대학은 수능 총점 대신 일부 영역 점수만 반영한다. 이들 대학은 모집단위 별로 반영하는 영역의 성적을 따져서 지원해야 한다. 총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와는 합격 가능성이 크게 달라지므로 내게 유리한 대학을 택하는 것이 좋다.

고려대 등 47개 대학은 수능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이들 대학에 지원할 때는 가중치를 적용한 후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단계별 요소별 전형=다단계 전형을 하는 대학은 수능 성적을 단계별로 적용한다. 이화여대는 1단계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정원의 50%를 선발한다. 서강대도 1~3단계를 거치는데, 수능 성적 적용이 단계별로 다르다. 연세대는 모집 정원의 50%를 학생부와 수능 성적만으로 1단계 판단한 뒤 2단계에서 학생부.수능.논술성적을 합산해 선발한다.

▲모집군 축소=정시모집군이 4개에서 3개 군으로 줄어 들었다. 대신 대학에 따라 모집군을 달리해 선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같은 모집 단위를 군을 달리해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한양대가 대표적인데, 이때는 군 모집단위의 합격선에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다.

▲학과 선호도=최근 가계가 어려워지면서 학비 부담이 적은 국공립대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교육대도 취업이 확실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작년처럼 지원자가 몰리고 합격선도 올라갈 전망. 의예과.한의예과 등 전통적 인기학과들에 대한 선호 역시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점수대별 지원 전략 = 최상위권(360점 이상)이 지원할 대학들은 가.나군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 이 점수대에선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그 변별력이 높아져 논술.면접.구술고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수능 성적이 낮은데도 딴 요소를 너무 믿고 시도하기엔 무리라는 얘기.

상위권(330∼350점대) 지원 적정 대학은 가군에 많다. 이 군에서 합격 위주로 지원 대상을 신중히 선택한 뒤 나.다군에서 골라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 점수대 대학들도 논술을 치르므로 그것 또한 고려해야 한다.

중위권(300∼320점대)에선 가.나.다군에 고루고루 지원할만한 대학들이 들어 있다. 때문에 수험생의 심리적 부담은 적지만 수험생이 가장 많이 몰려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학생부.수능 등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신의 수준에 잘 맞춰 복수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가채점이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막상 경북 최고 득점자란 이야기를 듣고 보니 너무 기쁩니다』

수능 경북 최고 점수(391점)를 받은 경북과학고 3년 김유리(18.포항 학잠동)양.

포항 창포중을 수석으로 졸업한 김양은 언어영역과 과학탐구에서 각각 3문제와 2문제를 틀렸으며 다른 모든 영역에서 만점을 얻었다. 초교때부터 수학경시대회에 나가며 다진 수학실력과 독서량이 풍부해 어렵다고 평가되던 이번 수능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 오후 6시 학교수업 뒤 밤 12시까지 학교에서 자습을 하면서 공부를 해왔다는 김양은 치의예과에 진학, 의사의 길을 걷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북과학고 박용래 국어교사는 『김양은 모의고사에도 390점대를 유지해왔다』며 『기초과목에 대한 실력이 탄탄해 이번 수능의 경우 상위권에서 평균 20점가량 점수가 떨어졌지만 고득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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