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방안에서 자던 아이가 코피를 흘려 베개와 이불을 흥건히 적시는 경우가 흔히 있다. 공부나 게임을 할 때, 코를 풀거나 세수를 할 때, 심지어 밥을 먹다가 코피가 나기도 한다. 느닷없이 코피가 솟아지면 무척 당황스럽다.
한의학에서는 코피를 육혈이라고 하며, 코는 폐에 속하는 기관으로 보고 있다. 몸 안에 생긴 화기, 즉 열이 폐에 몰려서 기운이 위로 뻗쳐 올라가면 코피가 터져 나오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 열이 있는 경우와 체력이 떨어지면서 허열, 즉 가짜열이 생기는 경우를 구별해야 한다. 조금 피곤하다든지 코에 작은 충격만 가도 코피를 흘리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어린이들은 체력이 떨어지면서 가짜열이 위로 치솟는 경우다. 과한 운동을 피해야 하며 이때는 열을 없애준 후 체력을 올려주어야만 근본 치료가 된다.
몸이 뚱뚱하고 먹는 양도 많고 육식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열때문에 코피가 난다. 이런 아이들은 피가 탁해지고 나중에 성인병이 올 확률이 많으므로 과식이나 육식을 피해야 한다. 피를 맑게 해주고 열을 없애 주는 약을 쓴다. 녹용을 쓰거나 체력을 올려주는 약을 쓰면 더 악화된다.
가정에서는 싱싱한 연근을 깨끗이 씻어서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곱게 간 다음 거즈에 걸러 즙을 마신다. 연근즙은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의 불안정한 상태를 조절해 주고 수면부족으로 코피가 나는 증세도 가라앉혀 준다.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는 아이들은 버릇을 교정해 주고, 코딱지가 생긴 경우에는 물을 묻혀 부드럽게 만든 뒤 제거한다. 무엇보다 실내가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에 유의해야 한다. 인삼, 꿀 등 뜨거운 성질의 음식은 피하고 채소나 과일을 충분히 먹고, 무엇보다도 피로가 너무 쌓이지 않게 해야 한다.
흔히 코피가 나면 머리를 뒤로 젖혀 콧구멍을 휴지 등으로 틀어막고 콧잔 등을 눌러주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머리를 뒤로 젖히게 되면 코피가 코 뒤로 흘러 입으로 나오거나 삼키게 된다. 콧구멍을 휴지 등으로 틀어막으면 코점막이 헐게 되어 작은 자극에도 코피가 날 수 있다. 코피가 날 때는 머리를 약간 앞으로 숙이고 콧망울을 엄지와 검지로 10분 정도 눌러 지혈하고 뒷목을 찬물 수건으로 넓게 적셔준다. 지혈이 잘 안되거나 출혈량이 많으면 원인을 찾아내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김근모(대구시한의사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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