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에티켓은 건전한 상식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에티켓은 인간관계에 있어서'세계화된 기준의 상식'을 그 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것이다. 무엇이 '세계화된 기준의 상식'일까. 설명하기가 쉽진 않지만 그건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과 관련이 깊다. 장애인들을 대할 때 과잉친절이나 가식된 친절은 결코 장애인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듯이 외국인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월드컵을 참관하는 외국인들에게 평소에 없던 특별한 태도와 행동으로 대한다고 우리에 대한 그들의 인식이 특별히 좋아진다고 볼 수가 없다. 오히려 부자연스런 태도에 금방 식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특별 대우를 받은 외국인들 대부분이 북한인들의 부자연스러운 친절에 식상해져 있다는 점은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도 문제다. 예로써 외국인이 길을 물을 때, 자기가 그 길을 모르더라도 그냥 모른다고만 하지 말고, 가능한대로 길을 아는 사람에게까지 연결해 주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의사소통수단의 문제가 아니고 도움이 필요한 남에게 도움을 주려는 자세의 문제일 것이다. 좀 더 생각해 보면, 우리는 평소에 우리가 모르는 '남'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마음가짐을 쌓아 나가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평소에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월드컵 개최는 이를 계기로 우리의 대외적 이미지를 높이고 자긍심을 높임으로써 결국 우리의 장기적 이득을 취하려는 데 그 주요 목적이 있다. 또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남에게 친절을 베풀 줄 아는 마음과 자세를 배우는 기회를 갖는다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그것은 질서있는 사회 구축에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월드컵 잔치에서 두 나라가 비교될 것은 분명하다. 남에게 피해를 안 끼치는 것을 큰 덕목으로 여기는 일본과의 경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sukjolee@hot 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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