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이 못난 아비를 용서해다오".
구순(九旬) 할아버지의 외침은 절규에 가까웠다.남측 이산가족 상봉자중 최고령자인 정제원(94) 할아버지는 16일 금강산여관에서 진행된 이산가족 단체상봉에서 큰절을 하는 북측 둘째 아들 동인씨(56)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6.25 전쟁 중에 핏덩이 같던 자식을 남겨두고 남으로 내려온 데 대한 죄책감 때문이었다.
정 할아버지는 평양 대동강 남쪽 전기공장 일을 하러 왔다가 1.4 후퇴 당시 대동강 다리가 끊어지면서 강 북쪽에 있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월남하게 됐다.아내(김현숙)와 장남 동진씨와 차남 동인씨를 남겨놓고 단신으로 내려왔다.
정 할아버지는 "한창 재롱을 부리던 둘째 아들이 눈에 아른거려 52년 동안 한시도 제대로 잠을 잔 적이 없었다"면서 "처와 장남이 나보다 앞서 저세상에 갔다는데,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라며 오열했다.
정 할아버지는 단체 상봉에 이어 열린 환영만찬에서 아내와 장남의 소식을 하나라도 더 들으려고 식사도 거의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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