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꿈타래
씹어먹은/송이송이
그 손과/입/
익어서/지쳐서/황홀한
지금은/가을
낙엽은/굴러가는
돌은/목말라서
불타며/마시는
밤의/어둠.
-정한모 '감꽃'
▧벌초하기 위해 들렀던 시골집 토담 위로 감이 붉게 읽어가고 있었다. 감꽃 진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감이 익는 가을이라니! 감이 익듯 감꽃 씹어 먹던 그 손과 입도 익는다는 것은 세월 가고 나이 든다는 뜻.
이 시의 핵심은 셋 째연의 '지쳐서/황홀한'이다. 익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지치고 그 지침이 황홀하다는 사실을 시인은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여름 태풍 뒤에 남은 과일이 더 달게 익듯이 인생 역시 고통 뒤에 더 달게 성숙하는 법이다.
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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