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볼만한 명소 세곳

산들이 또다시 색깔의 마술을 시작했다. 10월 들면서 하루가 다르게 정상에서부터 색깔띠를 두르며 내려온다. 자연이 부리는 이 마술은 너무 아름다워 수채화가 따로 없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들판과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도 볼거리.

그래서 매년 이맘때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풍산행의 매력에 들뜨게 마련이다. 이름 난 산치고 단풍이 아름답지 않은 산이 있을까. 산 아래에서 단풍관광객들에 치이는 것보다는 이왕이면 가벼운 마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게 더 좋다. 여유있게 단풍 산행을 즐기며 울긋불긋 마음까지 화사하게 물들이고 돌아올 수 있다.

올해 단풍은 평년보다 1~3일 정도 늦은 편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설악산의 단풍은 이미 지난 주말 8부능선까지 내려왔다. 지리산의 경우는 8일, 월악산은 10일, 팔공산은 15일이면 단풍이 시작된다.

한국관광공사(www.knto.or.kr)는 10월에 가볼 만한 여행지로 단풍나들이 5곳(문경새재, 전북 무주 적상산, 강원 홍천 가리산과 용소계곡, 전남담양 추월산, 경기 가평 명지산)을 추천했다. 대구.경북에서 가기 쉬운 세 곳을 소개한다. 3관문까지 가족 산책길 적당

◆문경새재(경북 문경시)

군데군데 상수리나무며 밤나무 등이 있을 뿐 길가의 나무들이 온통 단풍나무다. 산책길은 잘 정돈돼 있어 가족산행에 적당하다. 아이들 손을 잡고 걸으며 가을을 만끽하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다. 문경새재도립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문경새재박물관을 지나면 제1관문인 주흘관문에 이른다.

이곳을 지나면 사극 '태조 왕건'세트장. 본격적인 단풍산행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제1관문을 지나자마자 오른쪽 작은 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2시간 남짓 오르면 여궁폭포, 혜국사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높이 10m의 수정같은 여궁폭포를 거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은혜를 입었다는 혜국사, 안적암, 1075봉, 정상으로 이어진다.

어린이와 어른을 동반한 가족들은 1관문에서 2관문으로 이어진 산책길을 택하는 것이 좋다. 2관문까지가 적당한 거리. 제1관문~제2관문~제3관문~제2관문~제1관문 코스는 13㎞로 4시간 30분이 걸린다. 주변에 왕건촬영세트장, 수안보온천, 문경온천, 석탄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054-571-0709).온산에 빨간치마 입혀 놓은듯

◆적상산(전북 무주군 적상면)

적상산(1,034m)은 사방이 깎아지른 듯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한국 백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 온 산이 빨간 치마를 입은 듯하다고 해서 적상산이란 이름이 붙었다. 매표소를 지나 장도바위, 안렴대, 적상산성, 안국사, 산정호수, 향로봉까지의 등산길은 약 4시간 정도 소요된다.

무주읍에서 당산리를 거쳐 북창리쪽으로 가면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정상에 있는 안국사까지 15㎞가 시멘트 길로 잘 포장이 되어 있다. 가족들의 단풍 구경으로는 최적의 조건. 가을 색깔이 완연한 가을 산사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절 왼쪽으로 난 등산로를 통해 산 정상으로 올라간다. 20분 거리.

적상산성과 조선 4대 사고지였던 적상산 사고지 등의 역사 유적이 있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무주IC→9번 국도→무주읍→당산리→727번 지방도→북창리→적상산 매표소. 무주 관광안내소 (063-322-2905 / 320-6943).정상에 오르면 발아래 소양호가

◆가리산과 용소계곡(강원 홍천군 두촌면)

가리산(1,051m)은 강원도 홍천과 춘천의 경계지역에 있다. 이곳에선 내장산의 화려함과는 다른 느낌의 단풍을 맛볼 수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아한 단풍속에서 가을 내음을 한껏 즐길 수 있다.

휴양림 주차장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삼거리에서 왼쪽 계곡을 타고 올라 무쇠말재를 거쳐 정상에 올라선 다음 가삽고개 혹은 홍천고개로 내려선다. 4시간 정도 걸린다. 3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지역은 로프를 타고 올라야 할 만큼 험하다. 정상에 오르면 시원한 소양호의 풍경이 반긴다.

가리산 산행후에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용소계곡으로 가 볼 일이다. 가리산의 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의 단풍이 기다리고 있다. 붉은 빛이 감도는 계곡의 물줄기를 따라 트레킹을 즐기면서 가을향취에 흠뻑 취해 볼 수 있다. 중앙고속도로 홍천IC→44번 국도 인제방향 20km→가리산 휴양림 표지판→용소계곡. 홍천군청 경제관광과 (033-430-2544)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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