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교 심화반 문제없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권층에 드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 같다. 그건 왜 그럴까. 고등학교에는 심화반이 있다. 옛날 특설반이 이름만 바뀌었는데 이건 잘 아다시피 학교에서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뽑아 만든 우등생 집단이다.

여기에 드는 학생과 학부모가 갖는 우월의식과 자부심은 대단하다. 교사들도 그것에 한몫한다. '너희들은 이 학교의 자랑이요 기둥이다'. '명문대에 많이 간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야 한다' 등등 학생들을 격려하는 표현이 결국 심화반 학생들에게 특권의식과 선민사상을 갖게 만든다.

심화반 학생들의 속칭 '명문대'에 진학 비율은 높다. 그리고 학업을 마치고도 '좋은 곳'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성인이 된다 해도 청소년기에 받고 즐겼던 특권의식을 완전히 버릴 수 있을까?

결국 선택받은 소수가 이 사회를 이끈다는 그릇된 사고방식은 이미 고등학교때부터 심어지는 것이다. 고교 심화반 운영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정환(대구시 이천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