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말굽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은 여물 써는 소리에 붐비다.

늦은 저녁때 오는 눈발은 변두리 빈터만 다니며 붐비다.

-박용래,'저녁눈'

시인의 가슴은 순수하게 열려 있다.

시인의 눈으로 보면 아주 하찮은 어떤 실상이라도 하찮은 것으로 되어 있지 않고 살아 있는 존재의 섬광을 띠며 우리에게 다가오게 된다.

사라져 가는 존재의 순수한 실상들이 영화의 스냅처럼 재구성되어 새롭게 편집되어 있다.

그것은 광활한 시간의 대지(大地)가 보여주고 있는 삶의 파편이다.

그 파편이란 사라지는 것 속의 적막과 안식, 그리고 어떤 허전함의 연민이라 할 수 있다.

권기호〈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1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55%로 직전 조사 대비 1% 하락했으며, 부정 평가는 36%로 2% 증가했다. 긍정적...
금과 은 관련 상장지수상품(ETP) 수익률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실물시장 공급 부족으로 급등하며, 국내 'KODEX 은선물 ET...
방송인 박나래와 관련된 '주사이모' 불법 의료행위 논란이 확산되며,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직접 시인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입짧은햇님은 '주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