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 추기경 "노 당선자 신앙 찾기를"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세례를 받았지만 신앙활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에게 교회로 돌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김 추기경은 곧 발간될 예정인 '사목'2월호(천주교중앙협의회출판사刊)와 인터뷰에서 "노 당선자도 세례를 받았으니 만큼 신앙을 다시 찾아 이 어려운 시기에 하느님께 기도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며 "늘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지혜를 간청해야 올바른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라를 이끌어갈 위정자에게는 참으로 슬기와 지혜, 판단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 당선자는 1986년 부산 당감성당에서 영세해 '유스토'라는 세례명을 얻었으나 신앙생활은 하지 않는 '냉담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통령선거 때 '종교편력'을 놓고 한나라당의 공세가 계속되자 "어릴때 불교도 믿었고 아버지가 교회 집사여서 교회도 다녀봤고 존경하는 신부님에게서 영세도 했으나 믿음을 못 지키고 어물어물해 신부님이나 목사님, 스님들을 만나면 난감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김 추기경은 복제인간 등 생명윤리 문제와 관련, "인간복제는 반윤리적, 반도덕적일 뿐 아니라 인간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최근 불고 있는 천주교회의 쇄신 바람에 대해서는 "가장 복음화한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교회"라며 "그리스도를 거울로 삼아 항상 가난한 이와 함께하고 모든 이의 죄를 대신 지고 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교회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많이 알려진 것처럼 저 스스로 신부의 길을 택한 것이 아니었으며 어머니가 '너는 신부가 돼라'고 말씀하셨는데 거역하지 못해 그냥 어머니 말씀을 따랐던 것"이라며 "그래서 속으로는 늘 다른 것을 원하는 갈등 속에 살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신학교에서 쫓겨나기를 굉장히 갈망, 규칙을 거슬러보고 꾀병을 앓기도 했었다"면서 "사제 서품 때도 스스로 신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적었고 그냥 보통사람으로 살고 싶었고, 서울대주교로 임명받았을 때 '왜 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추기경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이제 도망갈 길은 완전히 막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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