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즐거운 때가 다시 있을 것인가.
밤새 잠 못이루고 뒤척이면서 머리맡에 놓아둔 가오리 연이 그대로 있는지 눈 비비고 살펴보길 몇번이던가.
아침이 밝자마자 연을 들고 뛰어나가려다 어머니에게 붙잡혔다.
"밥먹고 가야지". 몇 숟가락 뜨는 둥 마는 둥 하다 바쁘게 달려갔지만, 동네 어귀에는 벌써 몇몇 친구들이 모여 연을 날리고 있었다.
저멀리 하늘높이 날아가는 연들이 가슴을 쿵닥쿵닥하게 했다.
"나도 날려야지". 연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하늘로 날려보려 했지만 바닥에 처박히기 일쑤.
연을 만들어주신 아버지를 원망하면서 쪼그리고 앉아 친구들의 연만 바라볼 수밖에…. 한 친구가 다가와 "그렇게 하면 안돼"라면서 수월하게 연을 하늘로 올려줬다.
실을 풀고 당기다 보면 연은 하늘로 조금씩 조금씩 올라갔다.
연실이 점점 묵직해지고 마음은 갈수록 가벼워진다.
장갑도 없고 두꺼운 코트도 입지 않았지만 추위는 이미 저멀리 가버렸다.
연이 까만 점처럼 보일때 쯤이면 몸도 마음도 함께 날아가는 것 같았다.
하늘 끝까지 날아라. 나의 꿈을 싣고 날아라.
글: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사진: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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