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중기 쿠바 진출 선봉 선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올들어 대 쿠바 수출에 관심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지역 중소기업들이 한걸음 앞서 중.남미 지역 수출 전초기지인 쿠바 시장 공략의 선봉에 나서고 있다.

1995년 한-쿠바 경제교류 이후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단 2곳에 불과할 정도로 양국 교역 및 투자가 저조했지만 최근 지역 4개 중소기업이 동시에 쿠바 진출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양국 교류가 점차 활기를 띠고 있는 것.

경산시청 지역경제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국제 산업박람회에 참가한 경산 9개 기업, 구미 6개 업체 중 경산에 소재하고 있는 일월전자, 동우산업, 대동테크, (주)대신 등 4개 회사는 지난달 20일 쿠바 대표단의 업체 방문때 제품 샘플 및 가격 리스트를 제공, 쿠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제품 경쟁력과 잠재력을 인정, 현지에서 3년째 라이선스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인 사업가 김동우(안테로스 엔터프라이즈 대표)씨를 주축으로 대표단을 파견한 쿠바 정부는 각 회사의 제품 생산 능력 등을 최종 검토해 오는 6월 교류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가로등 점멸기를 생산하는 일월전자는 빛의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점.소등되는 광전식 점멸기에서부터 IT기술을 접목해 원하는 시간대에 따라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CDMA식까지 7종류의 최첨단 점멸기를 생산하는 업체로 이 분야에선 세계 1, 2위를 다툰다.

일월전자 김철호 대표는 "쿠바 가로등 시스템이 우리나라와 비슷해 수출에 유리하다"며 "내수시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쿠바시장 진출은 경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인 브레이크 라이닝을 생산하는 동우산업도 쿠바 시장 진출에 적격인 업체. 쿠바에는 국내자동차들이 가장 많이 보급돼 있지만 자동차 부품 회사는 같은 사회주의 계열인 중국 업체들이 주로 진출해 있어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 월등히 낫다는 것.

이 회사 강신성 대표는 "사회주의 국가라 대금 회수 문제가 가장 큰 걱정이지만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우 IMF때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 해외 시장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쿠바를 교두보로 활용하면 멕시코 등 중.남미지역 시장 개척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지역업체들의 쿠바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KOTRA도 지난 3일 사상 처음으로 국내 17개 업체로 구성된 쿠바 시장개척단을 파견하고 현지에서 한국경제 설명회를 여는 등 쿠바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KOTRA는 또 쿠바가 외상거래를 선호하는 데다 수출기업에 대한 국내지원이 전무해 지금까지 양국 교류가 소원했던 것으로 보고 오는 5월 '쿠바 무역투자 심포지엄'을 여는 등 개선책 마련에 힘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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