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아들과 시누이의 아들을 잇따라 살해케 한 사건은 정신이상과 종교적인 맹신이 낳은 어처구니 없는 사건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다른 아들과 남편까지 주위에 있으면서도 비판력 없이 사건에 가담하거나 방관한 것으로 드러나 '집단 히스테리' 위험성을 일깨우고 있다.
살인을 지시하고도 "내 아들은 아직 살아 있다"며 횡설수설하고 있는 어머니 이모(55)씨는 무속인의 딸로 평소 스스로 "신기가 있다"며 남편과 두 아들을 마치 신자처럼 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큰 아들(30)과 조카 안씨는 "귀신을 쫓아야 한다"는 말에 이씨의 작은 아들을 죽였으며 남편은 방 구석에서 이를 지켜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다음날 숨진 작은 아들을 업고 인근 호텔로 옮겨 투숙했으며, 거기서는 안씨까지 살해한 뒤 심지어 남편마저 죽이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머니 이씨는 시아버지가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다 숨지고 작은 아들까지 같은 증세를 보이자 사이비 교주처럼 행세하며 가족들을 세뇌시켜 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종교적인 집단 망상이 빚어낸 전형적인 사회 병리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남제 경북대 명예교수는 "종교적 신앙심이 극단으로 치우치면서 빚어진 사건"이라며 "잘못된 도그마(독단적 생각)에 빠지면 생명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자살 혹은 타인의 생명까지 빼앗는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병조 경북대의대 정신과 교수는 "집단 특히 가족 사이에 종교적 문제로 인해 망상이 형성된 전형적인 사례"라면서 "종교적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인식때문에 표면화되지 않을 뿐 비슷한 망상에 시달리는 환자들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수위"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WHO(세계보건기구)도 건강의 정의에 '영적인 건강'(Spiritual Health)을 추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주변에 종교적 망상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고 필요시 입원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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