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측하게 녹아내린 전동차가 울고 있다
부슬부슬 내리는 밤비에 젖어
누군가 자꾸 죽은 이름 부르는 幻聽에 시달리는 전동차...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제 몸과 함께 타들어가던 승객들의 비명...
전동차가 울고 있다
고요히 눈감고 죽을 수 조차 없는 굴레를 덮어 쓴 전동차
실종자 수색이 끝날 때까지 그 처참한 몰골로 다시 시달려야 할 전동차...
보아라
1300도 전신화상의 눈물마져 흉측하게 일그러진
전동차의 몰골을, 그 몰골 헤집으며 실종을 찾고 있는 손들을
그것이 어찌 불에 타고 남은 전동차만이라 할 수 있는지'(전동차가 울고 있다/이해리)
'...입춘도 지나고 우수도 지나 봄볕 날로 따사로운데, 우리는 금방 일상으로 돌아와 홀로 행복하겠다 편안하겠다 이렇게 몽롱해지고 말려나.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결단코 이건 아니야. 우리도 이제는 좀 신령스러워질 때도 되었지 않느냐.
봐라, 봐라, 이 정신 나간 화상들아. 뭐가 그리 급하다고 허겁지겁 나댔더냐. 순정을 잃고 소신을 버리고 변명 따위나 하며 날밤을 지새면 이렇게 우리 가까이 지옥이 있으리니. 그러니 이제는 제발 눈물 콧물 작작 뿌리고, 우리 모두 참회하자. 새끼손가락 새끼손가락 걸고 걸고 언약하자 다짐하자'(세발까마귀 길을 떠나고/김인기)
민족 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에서는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문학제를 27일 오후6시 대구 중앙로 아카데미극장 앞 지하철 입구에서 회원들은 물론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고 아픔을 함께 하기로 했다.
이날 회원들은 민예총 산하 간수분과위 소속의 박성운.박창근 가수의 조곡행사와 함께 분향.헌화 및 촛불 밝히기를 한 뒤 시낭송과 윤일현 시인의 색소폰 조곡 연주도 갖기로 했다. 시낭송에는 박주일.이하석.문인수.정숙.이명숙.이규리.김윤곤시인을 비롯, 15명 정도의 대구지역 시인들이 참여할 계획이다.
또한 대구지회측은 이날 회원들이 지은 희생자 추모시와 추모산문 등 50여편을 모아 만든 대구지하철 참사 추모문집 1천여권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계획. 김용락 지회장은 "이번 희생자 유족들과 피해자 가족들 그리고 아직도 놀라움에 치를 떠는 시민들을 위로하고 비통함을 조금이라 나눠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회측은 이에 앞서 지난 24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문학제 행사개최와 추모문집 발행, 배포를 결정했고 지하철 사고 이후 고은 시인을 비롯한 전국의 민족작가회의 소속 시인들의 애도전화가 대구로 이어졌다고 김 지회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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