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뒤집어 본 과학-(1)된장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속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음식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음식에도 오묘한 과학적 원리가 담겨 있다.

간고등어에서 소금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발효된 홍어는 어떤 성분이 그런 독특한 맛을 내는지, 과연 된장은 항암효과가 있는지 등 '맛있는' 과학여행을 떠나본다.

△정월에 담그는 이유=된장은 정성만큼이나 담그는 시기가 중요하다.

예로부터 음력 정월에 담근 장(醬)을 최고로 쳤다.

왜일까. 이는 일찍 담글수록 발효기간이 길고, 소금 염도가 낮아 맛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날이 더워지면 쉽게 발효되어 속성으로 익기 때문에 맛이 떨어진다.

△머리 다친 데 바른다면=30여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놀다가 머리를 다치거나 벌에 쏘이기라도 하면 된장부터 찾았다.

가벼운 상처나 화상엔 물론이고 뱀에 물리거나 벌에 쏘여도 된장을 발랐다.

묵은 된장을 호박잎에 펴 바르고 상처에 동여매 놓으면 저절로 딱지가 생기고 치료가 되었다.

그것은 된장의 여러 미생물 중의 하나인 바실러스(Bacillus subtilis)균에 의한 작용으로 이런 고초균은 항생물질을 생산한다.

△왜 볏짚으로 매달아야 하나=메주는 반드시 볏짚을 이용하여 매달아야 한다.

볏짚에는 메주의 발효에 관계하는 바실러스균이 많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메주를 말리는 과정에서 바실러스균이 생육하면서 단백질을 분해한다.

자연적으로 발효시키는 가운데 표면이 갈라지고 틈과 표면에는 털곰팡이, 거미줄곰팡이, 누룩곰팡이가 자라게 된다.

△숯과 빨간 고추의 역할=독에 메주를 쌓고 소금물을 항아리 가득 붓는다.

수면 위로 나온 메주의 겉면에 소금을 한 줌씩 뿌려주고 그 위에 숯, 대추, 빨간 고추를 넣는다.

보기 좋기 때문만은 아니다.

소금은 노출된 메주의 표면에 잡균이 번식하지 못하도록 한다.

숯덩이는 잡균의 흡착 방지를, 붉은 고추는 살균을 위한 것이다.

△달걀은 왜 띄워보나=된장을 담글 때 장독에 메주를 넣고 소금물을 항아리 가득 부어야 한다.

소금물은 미리 준비해 두는데 적당한 염도는 17도. 염도계가 없으면 계란을 소금물에 동동 띄워 윗부분이 동전만큼 뜨면 된다.

보통 메주와 소금과 물의 비율을 1, 1, 3의 비율로 하고, 이때 3월을 넘기게 되면 소금을 메주보다 5분의 1정도 더 넣어준다.

△항암효과=된장의 효능이 최근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된장은 발효식품 가운데서도 항암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 암예방학회의 암예방 15개 수칙 중에는 된장국을 매일 먹으라는 항목이 있을 정도로 국내외적으로 그 효과가 공식화되는 추세다.

또한 된장에 함유되어 있는 히스타민-류신 아미노산은 단백질의 생리활성이 뛰어나 두통을 경감시키는데 효험이 있다.

박운석기자

도움말=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개발 및 산업화연구센터 이인선 소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