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옹달샘-사스 덕? 해외 대신 경주로...

천년고도 경주에 신혼부부들이 다시 등장했다.

봄맞이가 한창인 경주 보문관광단지와 천마총·첨성대·불국사 등 고적지에 최근 커플 티를 입고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는 신혼부부들의 모습이 부쩍 늘어난 것.

동남아와 제주도에 밀려 신혼여행지로서 매력을 잃었던 경주에 신혼부부가 다시 찾아오고 있는 것은 이라크 전쟁과 동남아에서 유행하는 괴질소동 여파에 따른 불안심리 때문이다.

경주관광업계는 "신혼부부들이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해외보다 국내여행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신혼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판촉전까지 불붙었다"고 즐거운 비명이다.

지난 1970~80년대 초까지 관광유적과 위락시설을 두루 갖춘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꼽히던 경주가 그 매력을 상실한 것은 80년 후반 무렵부터. 여행자율화로 해외여행이 일반화된데다 눈높이가 높아진 관광객의 기호를 따라 잡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난주말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린 황윤구(30·서울시 강남구 대치동)·김미령(26)씨 부부는 "당초 태국여행을 계획했으나 최근 번지고 있는 괴질과 이라크전쟁 등 어수선한 분위기로 인해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경주로 방향을 돌렸다"고 말했다.

경주 월드여행사 이준희(43) 사장은 "동남아로 계획된 해외 여행이 상당수 취소된 대신 경주를 비롯한 국내여행 스케줄을 문의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로인해 80년대 신혼부부를 상대로 관광안내를 전담하며 호황을 누리던 경주지역 택시업계와 숙박업계는 최근 신혼부부의 경주방문이 잦아지자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쟁의 장기화와 중국과 홍콩에서도 괴질 환자가 발생하는 등 불안이 가중되면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경주·이채수기자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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