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그너스호텔 세부정 전세무서장 구속

포항 시그너스호텔 법인세 부정 환급으로 전 포항세무서장 유모(55)씨 등이 구속된 사건으로 지역 사회가 떠들썩하다.

부정 환급을 청탁한 호텔 임원 주모(49.불구속)씨 등이 포항 유지인데다 전직 세무서장 출신 세무사와 세무공무원이 연루됐고 제보자가 서울 경찰청에 신고한 점 등으로 인해 온갖 잡음이 숙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2개월 전 호텔 내부에서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호텔측이 나이트클럽 시설비 8억원을 채무변제한 것으로 서류를 허위로 작성, 포항세무서로부터 법인세 2억4천여만원을 부정 환급받았다'는 제보에서 비롯됐다.

이 호텔이 수년 전부터 임원간의 경영 다툼이 심했던 점으로 미뤄 현 체제에 불만을 품은 인사가 내부 비리를 터뜨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항간에는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법인세 부정 환급과 관련, 호텔측이 환급액의 20~30%에 달하는 거액의 수수료까지 지불하며 고용한 전직 세무서장 출신인 이모(62) 세무사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불구속 입건된 이 세무사는 현직에서 은퇴한 지 불과 수년 만에 포항지역 세무사 35명 중 소득 랭킹 3위에 들 정도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데, 호텔측의 허위 서류 작성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 수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하 직원이 올린 서류에 결재만 했다"며 범행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유씨와, "서장 지시에 따랐을 것"이라고 알려진 구속된 당시 조사계장 이모(45)씨에 대한 수사 결과에 추측이 분분하다.

사건이 터진 후 입장이 난처해진 곳은 세무당국과 포항 지청.경찰.

경찰이 유씨의 서울 자택을 수색해 현금 다발과 양주 200여병을 찾아낸 것과 관련, 포항세무서 직원 김모(34)씨는 "부끄러워 얼굴을 못 들겠다"면서 "대부분이 청렴한 근무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데 몇사람이 흙탕물을 일으켰다"고 분개했다.

또 호텔 내부 제보자가 포항이 아닌 서울 경찰에 신고한 점에 대해, 포항의 수사기관 한 관계자는 "지역 유지와 밀착된 것으로 보여 매우 언짢다"면서도 "서울 경찰청에 연고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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