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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을 육체로 보지 마라

좁아터진 뇌수에 담지 못한 정신이 극채색과 맞물려

톱니바퀴 모양으로 바깥에 맺힌 것

계관이란 떨림에 매달은 추(錘)이다.

빠져나가고 싶지 않은 감옥이다.

극지에서 억지로 끄집어내는 낙타의 혹처럼, 숨표처럼

볏이 더 붉어지면 이윽고 가뭄이다.

송재학 '닭, 극채색 볏'

닭 볏을 묘사하고 있지만 단순한 묘사로 끝나고 있지 않다.

'정신의 극채색'과 '빠져나오고 싶지 않은 감옥'이란 표현이 한계에 다다른 정신 상태의 질감을 느끼게 한다.

밀도 짙은 시적 긴장의 한순간이기도 하고 이데아적 뇌수를 사물화시켰다고도 할 수 있다.

극한을 넘은 상태를 이윽고 가뭄이라는 표현은 돌발적이다.

때로 독자를 당황스럽게 하는 트릭을 이 시인은 즐기고 있다.

권기호(시인·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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