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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사활 건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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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지역방송업체(SO)들이 가입비와 일정 기간 시청료를 면제해 주는 등 가입자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입주자들에게 영향력 큰 아파트 모임 관계자들에게 무료로 해외여행까지 시켜주고 있을 정도이다.

◇치열한 고객 확보전=이인숙(41·여)씨는 지난 2월 말 대구 봉덕동으로 이사 간 뒤 찾아 온 모 케이블TV 직원의 권유를 받고 가입비 3만5천원에 매월 4천500원의 시청료를 주기로 하고 가입했다.

그러나 며칠 뒤 경쟁 케이블방송사 영업 직원이 찾아와 가입비와 일년간의 시청료를 면제해 주겠다는 제안을 들었다.

그 후 계약사에 항의해 '일년 무료' 약속을 받아냈다는 이씨는 "경쟁업체 직원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일년 시청료를 고스란히 냈을 것"이라고 불평했다.

2천여 가구가 입주할 시점이었던 지난 2월 대구 감삼동 모 아파트 입구에서는 케이블TV 업체 두 곳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각각 부스를 차려놓고 가입을 권유했다.

조건은 가입비와 6개월 시청료 무료. 한 업체 관계자는 "아파트단지 입주가 시작되면 으레 있는 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중순 대구 수성구 모 케이블TV는 아파트 관계자 50여명을 외국에 관광까지 시켰다.

대구 남구의 한 케이블TV사는 지난 2월 자사 가입자 정보를 경쟁업체에 빼돌렸다며 자사 하청업체 대표를 대구지검에 고소했다.

방송위원회 대구사무소에 따르면 케이블TV 시청료는 채널 20개 이상 경우 월 4천원, 30개 이상이면 6천원, 40개 이상은 8천원, 60개 이상은 1만5천원 받도록 돼 있지만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를 지키는 업체가 드물다고 했다.

배경윤 차장은 "월 4천원에 60여개 채널을 보여주는 케이블사도 있다"며 "기준 시청료보다 높게만 받지 않으면 행정적 제재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왜 이렇게 달라졌나=1995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한 케이블TV 지역방송사들은 당시 각 구마다 한 개씩만 인가돼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2001년 4월 전국 43개 중계유선방송이 케이블TV방송사로 승인 받으면서 각 구에서는 2개의 지역방송사(SO)가 영업할 수 있도록 경쟁체제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사활을 건 가입자 확보 경쟁이 시작된 것. 대구에서는 중·남구가 한 구역으로 묶이고 달성에는 사업자가 없어 현재 총 12개 케이블사가 영업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입자 확보가 중요한 한 이유로 홈쇼핑 채널을 들었다.

대체로 해당 지역방송사에 매출액의 3%를 수수료로 줘 아파트 밀집 지역인 달서구의 한 케이블사 경우 그 매출이 월 18억원에 이르고 수수료 수입만도 5천400만원이나 된다는 것.

공급 계약 때 관련 장비 구입비로 300만∼400만원을 지불하는 프로그램 채널사업자(PP)도 가입자가 많은 지역 케이블사를 선호하며, 케이블사 자산가치도 가입자 1명당 20만~40만원 증가한다고 했다.

대구 달서구 푸른방송 이두현(33) 팀장은 "케이블 지역방송 구조가 시청료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며 "국민형인 월4천원의 시청료를 받는 시청자의 경우 애프터 서비스를 한번만 나가면 케이블사로서는 오히려 손해나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기준이 흔들린 가입비·시청료 징수때문에 시청료를 꼬박꼬박 내는 기존 가입자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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